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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구 초등생' 납치 후 몸값 2억 요구한 40대, 징역 10년

채나연 기자I 2024.03.22 14:23:07

검찰 15년 구형
같은 아파트 여자 초등생 흉기로 협박해 납치
재판부 "죄질 매우 무거워…피해자 엄벌 탄원 요청"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같은 아파트에 사는 초등학생을 흉기로 위협해 납치한 후 부모에게 거액의 돈을 요구한 40대 납치범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12월 21일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 백모(42)씨(사진=뉴스1)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이동식)는 22일 오전 10시께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영리약취·유인등) 혐의로 기소된 백모(42)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등교 중인 13세 미만 미성년자를 아파트 옥상으로 납치하고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그 모친에게 2억 원을 요구한 사건으로, 그 죄질이 매우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으며, 재범 위험성 평가 척도 결과 등을 고려할 때 재범 위험성이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7일 재판에서 백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당시 백 씨는 최후변론에서 “가족이 길거리에 나앉을 거라는 압박감에 제정신이 아니었다”면서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전혀 없었고 ‘아이를 안전하게 보내주면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범행 후)제 어린 두 자녀가 생각나 바로 정신을 차렸다”며 “가정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어리석은 행동을 해 후회하고 뉘우치고 있다”며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백씨는 지난해 12월 19일 오전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에서 등교 중이던 초등학생 A양을 흉기로 위협하며 아파트 옥상 옥상으로 끌고 가 손과 입, 눈 등에 테이프를 붙인 후 기둥에 묶었다. 이후 백씨는 A양의 휴대전화로 피해자의 어머니에게 2억 여 원의 금전을 요구하는 문자를 보냈다.

A양은 백씨가 옥상을 잠시 떠난 사이에 손과 입에 결박되어 있는 테이프를 끊고 자력으로 탈출해 경찰에 구조를 요청했다.

A양과 피해자 부모님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CCTV 등을 통해 백씨 동선을 추적해 같은 아파트에서 오후 5시15분께 긴급 체포했다.

검찰 조사 결과, 백씨는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의 다른 동을 범행 장소로 정한 후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에서 백씨는 약 1억 7000만 원 채무에 대한 압박감을 느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한편 백씨는 사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가 지난해 7월 풀려난 후 약 5개월 만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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