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고용안정지원금, 영세자영업자 110만명 몰렸다

김소연 기자I 2020.11.02 12:00:00

고용부, 1차 긴급 고용안정지원금 신청자 분석 결과
영세자영업자 109만8000명 신청…10명 중 6명꼴
특고 58만7000명 신청…이중 보험설계사 가장 많아
가정방문 중단에 방문교사 직격탄..소득 60%이상 감소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여파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영세자영업자·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프리랜서 등을 위해 지원한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을 영세자영업자가 가장 많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고·프리랜서의 경우는 보험설계사가 가장 많이 신청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월 소득이 70% 감소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특수고용직 종사자, 프리랜서, 영세 자영업자, 무급휴직자에게 1인당 150만원을 지급하는 코로나19 긴급고용안정지원금 현장 접수 첫날인 지난 6월 2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지원금 접수를 하고 있다.
◇신청자 10명 중 6명 영세자영업자


2일 고용노동부가 지난 6월 1일부터 7월 20일까지 코로나19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신청한 175만6000명을 분석한 결과 영세자영업자, 특고·프리랜서, 무급휴직자 순으로 신청자가 많았다.

영세 자영업자는 109만 8000명이 신청해 전체 신청자의 62.5%를 차지했다. 이어 특고·프리랜서(58만7000명), 무급휴직자(7만1000명)순으로 나타났다.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은 학습지교사·방문판매원 등 특고와 프리랜서, 영세 자영업자, 무급휴직근로자를 대상으로 총 150만원(50만원, 3개월)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소득·매출이 감소했음에도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보호를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을 위한 사업이다. 당초 정부가 예상한 인원(114만명)보다 62만명 많은 약 175만6000명이 신청했다. 정부는 이중에서 요건에 부합하는 149만명에게 지원금을 지급했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93만9000명(53.5%), 남성이 81만7000명(46.5%) 신청했다. 특고·프리랜서 중에서는 여성비율이 34%포인트 높았고, 영세자영업자 중에서는 남성의 비율이 8.7%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50대가 2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40대는 25.6%였다. 영세 자영업자 중에서는 50~60대 비율이 전체의 절반 이상(55.2%)으로 가장 많았다.

특고·프리랜서 신청자 중에서는 보험설계사가 10만 5000명(17.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종사자 비율이 높은 직종은 △교육관련종사원(17.6%, 10만3000명) △서비스관련종사원(6.6%, 3만9000명) △판매관련종사원(4.1%, 2만4000명) △학습지교사(3.9%, 2만3000명) 순이다.

성별·근로형태별 긴급 고용안정지원금 신청자수. 단위=만명. 고용노동부 제공.
수급자 2명 중 1명, 소득 하위 20% 속해

이번 지원금을 받은 수급자 149만명 중에서 절반 가까이(46%)는 소득 하위 20%에 속했다. 코로나19 여파가 저소득, 취약계층에 더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수급자의 10명 중 8명(82.9%)는 소득 하위 40%였다. 근로 형태로 보면 무급휴직자(34.5%)에 비해 특고·프리랜서(48%)와 영세자영업자(47.1%)의 소득 하위 20% 분포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고용부 관계자는 “특고·프리랜서의 소득 분포를 파악하기 위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중 노동시장 소득이라 볼 수 있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을 놓고 2019년 소득을 기준으로 10분위로 나누었다”며 “지원금 신청 요건은 연소득 7000만원 이하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저소득 신청자 비율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전체 수급자 149만명 중에서 특고·프리랜서는 50만여명이다. 이들 특고·프리랜서는 월 소득이 코로나19 여파로 69.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급자 중에서 소득감소율이 60% 이상인 경우가 절반(49%)을 차지했다. 소득감소율이 80% 이상인 경우도 무려 41%였다.

전속성이 높아 산재보험 가입이 가능한 14개 특고 직종 중에서 소득 감소율이 60% 이상인 비율이 높은 직종은 방문교사였다. 가정에 방문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방문교사의 10명 중 6명(66.2%)은 소득이 60% 이상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면 수업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소득 감소를 겪었다. 이어 소득이 60%이상 감소한 비율이 높은 직종은 △대출모집인(50.3%) △건설기계종사자(48.2%) △대리운전기사(42.8%) △보험설계사(40%) 순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30~40대 특고·프리랜서가 모두 70% 이상 소득이 감소했다. 소득분위별로 비교해도 소득이 낮을수록 소득감소가 더 컸다. 소득 1분위는 월소득이 75.6% 감소했다. 소득 2분위는 74.5%, 3분위는 소득이 67.4% 감소했다. 코로나19에 취약계층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특고·프리랜서 수급자 중에서 지난 2017년부터 2019년 3년간 고용보험에 가입한 이력이 1번이라도 있는 경우가 22% 였다. 약 10만명이 임금근로자와 특고 사이를 오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고·프리랜서 소득분위별 소득감소율. 고용부제공.
“특고 고용보험 가입 추진…소득파악체계 구축할 것”

고용부는 이번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소득 심사 과정에서 신청자의 약 80%에게 추가 서류 보완 요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특고·프리랜서, 영세 자영업자들의 경우 월 소득 감소를 증명할 수 있는 공적 소득자료가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고용부는 지난 6월1일부터 7월20일까지 1차 신청을 받고, 2주 이내 지원금 지급을 목표로 했지만 신청자가 몰리면서 지급 일정을 계속 연기했다. 고용부는 보험설계사·학습지 교사 등은 업체에서 발급한 수당·수수료 지급 명세서를 제출했고, 영세자영업자 중 택시기사는 택시회사에서 전체 매출내역을 제출해 소득파악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코로나19로 특고·프리랜서 등이 고용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노동시장 최대 취약계층임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정부는 올해 9월 특고 고용보험 적용을 위한 ‘고용보험법, 고용보험료 징수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연내 입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긴급지원금 지급 소득심사를 하며, 특고·프리랜서 등을 고용안전망 내에 포섭하기 위해서는 소득 파악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을 절감했다”며 “기재부·국세청 등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연말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로드맵 수립 시 소득 파악체계 구축 관련된 구체적 내용을 포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용부는 특고·프리랜서를 대상으로 한 2차 긴급 고용안정지원금 신청자에 대한 분석을 다음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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