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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FTC '경쟁사 이직 금지' 폐지…3000만명 재취업 문 열리나

이소현 기자I 2024.04.24 14:28:40

미국인 5명 중 1명 적용대상
180일 이후 시행…이르면 10월
美재계 소송 예고…시행 늦춰질 수도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우리나라의 공정거래위원회격인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동종 업계로의 이직을 제한하는 ‘경쟁금지 협약 금지’ 규정을 제정했다. 그간 미국에서는 경쟁금지 조항에 따라 퇴사 의사가 있는 직원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비판이 잇따른 가운데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은 이들에게 구직의 문이 열리게 됐다. 반면 미 기업들은 해당 규정에 반대하며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나서 실제 시행은 더 걸릴 전망이다.

리나 칸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위원장(사진=AFP)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FTC는 근로자들이 경쟁사에 이직하는 것을 막기 위한 ‘비경쟁 계약’을 금지하는 규정을 제정했다. FTC 위원 5명 중 민주당 소속 위원 3명의 찬성과 공화당 소속 위원 2명의 반대로 승인됐다.

해당 규정은 경영진 이외의 근로자에게 경쟁금지 계약을 적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고위 임원에게 새로운 경쟁금지 계약을 강요하는 것도 금지된다.

FTC는 해당 규정이 경제적 자유를 빼앗아 노동경쟁을 저해하고 노동자들의 임금과 복리후생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입장이다. 경쟁금지 계약이 기술 산업뿐만 아니라 미용, 의료, 춤 교습 등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되며 고임금과 저임금 노동자에게 모두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에 지적재산권이나 영업비밀과 관련 없는 직종도 모두 대상에 포함돼 이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FTC 측 설명이다.

FTC에 따르면 경쟁금지 협약에 따라 미국 내에서 퇴사 후 일정 기간 경쟁업체에 취업하거나 관련 분야 창업을 하지 못하는 근로자는 3000만명에 달한다. 또 85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생겨나는 것을 막고 있다고 추산했다.

FTC는 비경쟁 계약을 금지하면 일자리 3000만개가 생기고, 노동자의 총 연간 급여가 거의 3000억달러 인상될 것으로 추산했다.

리나 칸 FTC 위원장은 “기업들이 직장에서 경쟁금지 조항을 부과하면서 빼앗은 미국인들의 권리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기업들은 FTC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경쟁금지 조항이 지적재산권은 물론 기업 투자를 보호하는 효과적인 규정이라는 입장이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앞서 FTC가 해당 규정을 제정할 법적 권한이 없다며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새 규정은 180일 이후인 오는 10월부터 적용되지만, 기업들의 소송 등 법적 공방이 예고되어 있어 실제 시행은 더 늦춰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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