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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이혼 등에 한부모가정 옮겨간 아이 '주의집중' 오히려 개선…"갈등 벗어나"

원다연 기자I 2021.04.13 12:00:00

KDI '한부모가족으로의 가족 유형 변화와 아동의 발달'
'학업시간 관리' 악화 이외 아동발달척도에 영향 없어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휴일을 즐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이혼, 사별 등의 이유로 한부모가정에 놓인 아동들이 학습과 정서상 양부모가정에 있을 때에 비해 뒤쳐질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양부모 가정에서 한부모 가정으로 옮겨간 아이의 정서적 주의집중은 오히려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KDI가 펴낸 ‘양부모가족에서 한부모가족으로의 가족 유형 변화와 아동의 발달’ 보고서에 따르면 아동은 한부모가족으로 이행 시 학업시간 관리는 어려워지는 반면 주의집중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에 초등학교 4학년을 대상으로 1차 조사를 시작해 2016년에 이들이 고등학교 1학년에 이르기까지 7차에 걸쳐 아동발달 척도를 조사한 결과다.

건강, 학습습관, 정서문제, 자아존중감, 삶의 만족도, 또래애착, 학교 적응, 공동체 의식, 다문화 수용 등 9개로 아동발달 척도를 조사한 결과, 한부모가족으로 이행한 아동은 학습습관 가운데 학업시간 관리는 악화했지만 정서문제 중 주의집중은 개선됐다. 이외의 지표에서는 한부모가족으로 이행이라는 변수로 인한 유의미한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김인경 KDI 연구위원은 “주의집중의 경우 아동이 한부모가족이 되면서 고질적인 부모 갈등에서 벗어나 애정을 지닌 보호자와 함께 살면서 개선됐을 수 있다”며 “다른 아동 발달 척도에서 한부모가족으로의 이행에 따른 부정적 효과가 관측되지 않은 것은 양육을 맡은 보호자의 양육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화한 것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부모가족으로 이행시 아동의 학습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적 개입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연구위원은 “학업시간 관리 역량은 아동의 자기조절력이 증진될 때 향상되며, 자기조절력은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의 욕구가 충족될 때 강화된다”며 “아동의 이러한 욕구가 충족되려면 한부모가족의 보호자가 부모역할에 시간을 할애하고 필요시 부모역할 정립에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2018년 한부모실태조사에 의하면, 자녀 양육과 교육 관련 정보 부족으로 자녀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비율이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부모는 58.0%, 중학생 자녀를 둔 한부모는 57.4%에 달해 부모역할 습득을 위한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 연구위원은 “한부모의 과도한 가사부담은 부모역할 수행 및 역량 증진에 시간적인 제약이 되므로 한부모 가족을 위한 가사지원 서비스 확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서울시 한부모가족지원센터는 근로ㆍ학업 중이거나 가족 구성원의 질병, 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한부모가족에 가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료=KDI ‘양부모가족에서 한부모가족으로의 가족 유형 변화와 아동의 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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