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에르메스·로레알만 ↑'…가만 있어도 홍보되는 1등株의 힘

고준혁 기자I 2020.09.28 11:01:00

연초대비 나이키 22.6%↑, 아디다스·아식스·언더아머 등 ↓
"광고 등 33%↓로 순익 11%↑…1위 지위로만 M/S 확대"
'명품 중 명품' 에르메스 상반기 매출 컨센↑ 반면 LVMH↓
IT의 '지포스 대란' 등 '브랜드 중요도' 전 업계로 퍼지는 중

코로나가 만든 1등만 1등하는 세상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식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각 업종별로도 1위 기업의 실적과 주가 흐름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염병으로 인한 소비절벽으로 모두가 긴축경영에 나선 것이 되레 호재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1위 기업은 프로모션 없이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그간 쌓은 막강한 브랜드 파워 덕에 시장점유율(M/S)을 유지하거나 더 늘릴 수 있었단 얘기다.
(그래픽=김정훈 이데일리 기자)
나이키·로레알 주가↑…“이커머스서 아는 브랜드, 퍼포먼스 내”

2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나이키의 지난 21~22일(현지시간) 주가는 11.84% 급등했다. 이는 나이키가 회계연도 2021년 1분기(6~8월)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는 실적 발표로 때문으로 풀이된다.

나이키는 해당 분기 매출액 106억달러를 기록해 컨센서스인 91억달러를 16% 상회했으며 이전 분기에 대비해서는 67.8% 증가했다. 다만 전년 같은 분기에 비해서는 0.6%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주당순이익(EPS)은 무려 10.4% 증가한 0.95달러를 기록, 시장 기대치 0.47배를 2배 이상 뛰어넘은 실적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은 감소했지만, 디지털 판매는 전년 대비 82% 급증하며 호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이효석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뉴욕 증시가 큰 조정을 받고 있지만 이 와중에 나이키는 큰 폭 상승했다”며 “매출은 전년비 1% 줄었지만 순이익은 11%나 증가한 점이 흥미로운데, 이유 중 하나는 광고와 판촉비 등이 33%나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이키가 가진 브랜드력과 1등 업체라는 지위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추가적인 비용 없이 M/S를 확대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으며 1등 업체 또는 브랜드력이 있는 업체에 주목해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프로모션 없이도 나이키가 가진 스포츠웨어 업계 1위라는 위상과 브랜드력이 온라인 시장에서도 장악력을 키우고 있단 것이다.


1위 기업의 힘은 주가에서 더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나이키의 주가는 연초 대비 지난 24일까지 22.6% 상승지만, 반면 같은 업계 2인자 그룹인 아디다스와 아식스, 언더아머는 각각 3.9%, 20%, 48.3% 하락했고 퓨마는 12.3% 상승해 나이키보다 상승률이 낮았다.

화장품 관련주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화장품 브랜드 중에서는 글로벌 1, 2위를 차지한 로레알과 에스티로더가 각각 2.5%, 4.2% 상승했고 시세이도는 22.1% 하락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커머스 채널에선 로레알 등 이미 잘 알려진 많이 검색되는 브랜드가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정훈 이데일리 기자)
초하이엔드 에르메스 ‘선방’ 등 명품도 마찬가지

이같은 현상은 ‘최고’들만 모인 명품 업계에서도 나타난다. 명품 중의 명품, 하이엔드 명품으로 불리는 에르메스의 주가는 연초 대비 지난 24일까지 9.7% 상승했지만,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3.4%)와 케링(-3.3%), 리치몬트(-20.3%) 등은 하락했다.

명품 업계 역시 코로나19로 소비 대국인 중국 시장의 판매가 줄며 매출이 감소했지만 에르메스가 가장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에르메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총 24억8800만유로로 컨센서스 대비 0.6% 상회했으나 LVMH는 183억9300만유로로 2.1% 하회했다.

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례없는 실적 부침에도 초하이엔드 명품이라는 에르메스의 브랜드 파워에 대한 중장기 믿음은 견고하다”며 “초고가 브랜드 전략이 경기 불확실성 확산 시기엔 방어적 실적으로 나타나며 업종 평균을 상회하는 안정적 실적을 시현해 주가 역시 긍정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로 인해 1위 기업 선전보단 선방”

소비주뿐 아니라 IT 종목에서도 어떤 업체의 상품이냐가 중요해지는 등 브랜드의 중요도는 더 커질 것으로도 전망된다.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인 엔비디아가 지난 21일 최신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RTX3080’가 판매 시작과 동시에 품귀 현상을 빚어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린 것이 한 예다. 국내에서도 RTX3080는 100만원 안팎인 고가에 판매됐지만, 부가가치세와 해외에서 들여오는 비용 등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게이머들의 평가를 받으며 관심을 받고 있다.

장효선 삼성증권 글로벌전략팀장은 “브랜드의 힘이 발휘되는 업종은 대부분 소비주인 만큼,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1위 기업들이 선전했다기보단 선방했다는 표현이 더 맞다”며 “브랜드 파워의 중요성은 IT 업계에서도 볼 수 있는데 애플의 경우 아이폰12가 다음달 출시되면 2억대까지도 팔릴 수 있을 걸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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