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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코로나19 장기화되면 한국경제 성장경로 바뀐다"

배진솔 기자I 2020.09.17 11:00:00

수출 최대 9% 감소…실업률은 기준치보다 상승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수도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감염이 확산하면서 경제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전히 코로나19의 종식 시기는 불확실한 가운데 2차 대유행에 대한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국경제연구원은 코로나19 장기화는 단기간의 성장률 감소뿐만 아니라 한국경제의 성장경로 자체를 바꿀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로 인한 2020년 경제성장률 전망 [%] (자료=한경연)
한경연은 17일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 분석, 제2차 대유행 점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자본축적 및 생산성 감소 등의 영구적 충격이 커지게 되므로 단기간의 성장률 감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경제의 성장경로 자체가 변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세계 7개 지역과 9개 산업을 대상으로 40분기에 걸친 경제 영향을 분석했다. 코로나19의 확산 규모와 속도에 따라 경제적 영향이 변화하므로 시나리오를 2개로 나눠 분석했다.

△시나리오1은 7~8월의 감염자 수가 3분기에도 유지 △시나리오2는 9월 감염자 확산으로 시나리오1 대비 감염자 25% 증가로 설정했다. 이후 감염자의 수는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것으로 가정했다. 이에 따라 7개 지역 중에서 미국이 가장 많은 감염자가 발생하게 되며 중국은 오히려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수치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는데, 이는 통계적 오류·낮은 검진율 등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먼저 2020년 성장률은 한국은 시나리오1에서 2.3% 하락, 시나리오 2에서 5.5%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경엽 한경연 경제연구실장은 “코로나 19의 감염이 확산될 경우 5.1% 성장률 감소를 기록한 외환위기 이상의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외에도 시나리오1에서 2020년 경제성장률은 △유럽(-10.5%) △미국 (-6.2%) △일본 (-4.4%) △아시아 (-0.9%) △중국 (1.5%) 순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미국의 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5% 하락, 대공황 12.9% 하락을 기록한 것에 비추어 본다면 코로나19의 영향은 세계 경제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고 봤다.

한경연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이 크지 않다면 국내총생산(GDP)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장기에는 충격 이전의 성장경로를 회복할 것이고, 이전의 성장률과 소득수준 추세를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충격이 크다면 GDP와 성장률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충격으로 인해 장기적인 소득이 감소하는 ‘규모효과’가 일어나거나, 인적자본 축적과 생산성이 저하되어 성장경로 자체가 하향되는 ‘성장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0년 코로나19의 실업률에 대한 영향 [%, %p](자료=한경연)
이어서 보고서는 주요 경제지표인 세계교역과 실업률에 대한 변화를 제시했다. 한국의 수출은 7.2~9.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교역액 역시 5.1~6.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일자리 충격을 의미하는 실업률은 기준치인 3.5%에 비해 2020년 0.68~0.91%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팬데믹 발생에 따른 국가전략 수립과 경제활성화 방안에 대해 제언했다. 김윤경 연구위원은 “코로나19의 경험이 미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응전략과 체계의 수립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신종플루 이후 2011년 국가전략을 수립한 영국과 같은 국가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경엽 경제연구실장은 “저임금 근로자부터 해고되고 생계위협을 받는 것은 이번 코로나 경제위기에도 예외가 아니다”며 정부지원이 취약계층에 집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국가채무가 급증하면 장기 성장경로는 더욱 낮아져 저성장이 고착화될 수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시대, 비대면 산업의 활성화와 기존 제조업의 디지털화 등의 산업적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규제개혁, 노동개혁, 법인세 인하 등 제도개선을 통해 국내 투자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현재의 위기를 탈출하고 장기 저성장을 막는 최선의 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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