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안받겠다는 北…통일부 결국 “사업비 환수한다”

김미경 기자I 2020.11.30 11:39:03

WFP에 선지급 1177만달러 연내 환수 목표
한미훈련 이유로 지원 거부 뒤 `묵묵부답`
다만 통일부 측 대북 지원 의지 분명히 밝혀
이인영 “필요하다면 내년 봄이라도 협력”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통일부가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추진해오던 대북(對北) 쌀 지원 사업비용을 결국 환수하기로 했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식량지원을 지속적으로 거부함에 따른 조치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의 대북 쌀 5만톤(t) 지원사업 비용에 대해 “지난해 6월부터 추진해 온 해당 지원 사업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서 “국제기구와 사업비 환수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수 대상은 사업관리비 1177만달러(약 140억원)로, 통일부는 “연내 환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평양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무궤도전차에 탑승해 있다(사진=AP/연합뉴스).
앞서 정부는 지난해 6월 WFP를 통해 국내산 쌀 5만t을 지원하기로 하고, 운송비·장비비·모니터링비 등을 포함한 사업관리비는 남북협력기금을 통해 선지급했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해 7월 한미연합훈련 등을 이유로 쌀 수령을 거부해 지원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고, 해당 사업비는 올해 예산으로 이월됐다. 한 차례 이월된 예산을 다시 이월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부가 사업비 환수에 나선 것이다.

통일부는 “사업비가 환수되면 다시 남북협력기금으로 편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다만 북한의 거듭된 지원 거부에도 통일부의 대북 지원 의사는 분명하다. 이인영 장관은 최근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시 남북보건협력의 계기로 삼겠다며 지원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이 장관은 북한이 수해·코로나·국제사회의 제재로 삼중고에 처했다며 “필요하다면 남북이 내년 봄이라도 식량·비료 등을 통해 적시에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정부의 대북 쌀 지원 사업에 대한 입장을 선회한 것은 아니다”라며 “내년에 동일한 사업을 또 추진할지는 검토 후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1월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하자 모든 국경을 봉쇄하고 외부 물자 반입을 최소화했다. 북한 당국은 해외 물자 반입을 이유로 핵심 간부를 처형하는 등 외부 지원 거부 방침을 최근까지도 완강히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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