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프리미엄 1.5GPa MS 강판’ 개발…글로벌 시장 겨냥

박순엽 기자I 2022.01.26 11:56:16

기존 규격 강판보다 평탄도·내균열성 개선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범퍼 등에 적용 계획
“‘유럽·미주 독점’ 초고강도 냉연강판 시장 진입”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현대제철(004020)이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범퍼 등에 쓰이는 ‘1.5GPa(기가파스칼) MS(마르텐사이트·Martensitic) 강판’ 개발을 완료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1.5GPa MS 강판은 기존에 개발된 동일 규격 강판과 비교해 평탄도·내균열성을 대폭 개선한 제품으로, 현대제철은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를 위해 ‘프리미엄 1.5GPa MS 강판’이라고 제품명을 붙였다. GPa은 재료의 압축·인장강도를 측정하는 데 쓰이는 단위로, 1GPa은 1mm²당 100kg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1.5GPa MS 강판은 강도를 높이고자 제조 공정 중 급속 냉각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강판의 평탄도가 저하되고 제품 사용 중 수소 침투로 균열이 발생하는 등 품질 확보가 어려웠다. 이 때문에 1.5GPa MS 강판이 자동차 소재로 상용화되는 사례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현대제철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원 소재 제작 단계부터 합금원소 조합을 최적화하는 동시에 급속 냉각을 대체하는 열처리 기술과 균열의 주요 발생 원인인 수소 침투를 최소화하는 기술을 개발·적용했다. 이로써 제품 강도를 1.5GPa로 유지하면서 3mm 이하의 평탄도를 실현한 프리미엄 1.5GPa MS 강판 생산에 성공했다.

현대제철은 프리미엄 1.5GPa MS 강판이 기존 동일 규격 강판의 장점은 유지하고, 단점은 보완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범퍼, 루프사이드 보강재 등 다양한 소재에 적용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현대제철 강판을 적용한 전기차 콘셉트 바디 (사진=현대제철)
전 세계 완성차 업체는 최근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떠오르는 전기차 제조기술 고도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완성차 업계는 주행 거리를 늘리기 위한 차체 경량화와 외부 충격 시 탑승자·배터리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차체 충돌 내구성 강화 등에 관련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는 경량화와 충돌 내구성을 동시에 충족해야 해 전기차 관련 기술 개발에서 주요 부품으로 꼽히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번 프리미엄 1.5GPa MS 강판 개발이 전기차 관련 소재 시장 선점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프리미엄 1.5GPa MS 강판 개발 기술을 이용, 세계 최초로 ‘합금화용융아연도금(GA) 1.5GPa MS 강판’ 개발에 성공해 현재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 제품은 강도가 높은 데다 내부식성 면에서도 뛰어나 이 같은 물성을 요구하는 차량 하단부의 사이드 실(Side Sill)에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프리미엄 1.5GPa MS 강판 개발을 통해 그동안 유럽, 미주 철강사들이 독점하고 있던 초고강도 냉연강판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에도 관련 제품의 공급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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