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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경 신세계 총괄 사장…차기 플랜은 미디어 산업 진출?

김성훈 기자I 2020.08.20 11:01:30

정유경 사장, 콘텐츠 제작사 인수에 관심
언택트 수혜주로 꼽히면서 잠재력 확인
기존 사업과 시너지낼 신사업 모색 전망
연초 '기생충 효과’ 작용했을 것 관측도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국내 콘텐츠 산업에 대한 자본시장의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유통 여왕’으로 불리는 정유경 신세계 총괄 사장이 미디어 산업에 관심을 나타내면서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백화점·면세·화장품(뷰티) 등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비즈니스에서 남다른 감각을 발휘해온 상황에서 미디어 산업 진출이 가시화될 경우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전경 (사진=신세계)


콘텐츠 투자…中한한령 이슈에 시너지 효과?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정 사장은 최근 영화(드라마) 제작사 인수를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영화·드라마 제작사 인수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해당 분야에 정통한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재무전문가)나 업계 관계자들과 미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영화 제작은 물론 글로벌 콘텐츠 제작을 아우르는 회사 인수를 진행 중으로 알고 있다”며 “기존 상장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형태이거나 지분 투자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의 행보를 두고 업계에서는 다양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콘텐츠 산업이 ‘언택트’(비대면) 수혜주(株)로 꼽히면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자본시장에서 사모펀드(PEF) 운용사들과 벤처캐피탈(VC)들이 미디어 산업을 블루오션으로 점 찍고 속속 자금을 베팅하는 흐름의 연장 선상이라는 해석이다.

현재 영위하는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누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면세·뷰티 사업과 콘텐츠 사업은 중국의 한한령 이슈가 잦아질 경우 충분한 외형 성장이 가능하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현재 영위하는 B2C 사업과 콘텐츠 사업을 접목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꿈꾸는 계획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생충 효과?…콘텐츠 산업 가능성에 투자

일각에서는 이른바 ‘기생충 효과’가 적잖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지난 2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4관왕에 오른 기염을 토하자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는 것이다.

특히 감독과 주연 배우와 함께 기생충 투자와 배급을 맡은 이미경 CJ(001040)그룹 부회장이 시상대에 오른 점이 조명 받으면서 콘텐츠 투자에 대한 중장기 플랜을 세웠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재계에서 기존 사업 말고도 새롭게 도전하거나 소유하고 싶은 의지를 드러내는 경우가 있다”며 “스포츠 구단이나 콘텐츠 제작사 보유가 그런 의지의 연장 선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자본 시장에서 굵직한 딜을 주도해온 장본인이다. 지난달 14일 정 사장이 이끄는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은 스위스 화장품 브랜드 ‘스위스 퍼펙션(Swiss Perfection)’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앞선 2018년 1837억원을 들여 가구업체 까사미아를 인수하면서 홈퍼니싱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올해 7월에는 신세계그룹이 연초부터 준비해온 벤처캐피탈 자회사인 ‘시그나이트파트너스’가 공식 출범하기도 했다. 시그나이트파트너스 설립 자본금은 200억원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100억원을 출자하고 ㈜신세계가 60억원, 신세계센트럴시티가 40억원을 출자해 설립했다.

신세계그룹은 시그나이트파트너스를 교두보로 그룹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신세계의 장기인 유통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 모색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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