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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지 않는 소비, 中 소비자물가 넉달째 마이너스(상보)

이명철 기자I 2024.02.08 11:21:36

1월 CPI 전년대비 0.8% 하락, 낙폭 점점 더 심화
작년 춘절 기저효과 때문이라지만 수요 부진 여전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내수 부진이 회복하지 못하면서 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현상인 디플레이션이 심화하고 있다. 연말 연초 국내 여행과 소비를 독려하면서 내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분위기다.

지난달 12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의 한 시장에서 고객들이 돼지고기를 사고 있다. (사진=AFP)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월대비 0.8% 하락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0.5%)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중국 CPI는 지난해 10월 0.2% 하락한 이후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오고 있다. 하락폭은 점점 더 커지는 추세다. 전월보다는 0.3% 올라 2개월째 상승세를 보였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와 관련해 “연휴 효과로 소비 수요가 계속 증가해 전월대비 CPI가 상승했다”며 “지난해 같은기간 춘절 연휴가 있어 기저효과로 전년동기대비 하락했고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0.4% 올라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CPI 하락에 큰 영향을 준 부문은 식료품(-5.9%)이다. 돼지고기와 신선채소 가격이 각각 17.3%, 12.7%나 하락했다. 중국에선 CPI에서 식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이다.

비식품 물가지수는 1년 새 0.4% 상승했다. 서비스(0.5%) 중에서는 가사서비스가 3.5%, 관광 1.8% 각각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각각 0.4%, 0.5% 하락했던 산업 소비재와 에너지는 이달 각각 0.1%씩 올랐다.

공급 측면의 물가 동향을 파악하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같은 기간 2.5% 하락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과 일부 국내 산업의 전통적인 비수기 진입 등 영향으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다만 시장 예상치(-2.6%)를 소폭 웃돌았으며 전월(-2.7%)보다 낙폭은 줄었다. 석탄 채굴 및 세척 산업과 화락 원료 및 화학제품 제조 산업 물가지수는 각각 16.0%, 6.1% 하락했다. 비금속 광물 제품 가격은 8.0% 떨어졌다.

중국에서는 올해 들어 여행 관광이 늘어나고 소비가 회복하고 있다며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수요 부진은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는 모습이다.

디플레이션 상황이 지속되면 전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도 불가피하다.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입장에서도 중국의 수요 부진은 좋은 소식이 아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이러한 추세를 반전시키지 못하면 가격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에 사람들이 구매를 미루게 된다”며 “그러면 전체 소비가 위축되고 기업으로 파급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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