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만난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강미선(40)은 최우수 여성 무용 수상을 받은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지난 23일 러시아에서 귀국해 다소 지친 모습이었지만, 테이블 앞에 놓인 트로피를 바라보는 수줍은 미소에서 수상의 기쁨이 그대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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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선은 “후보가 된 것 자체로 큰 영광이었고, 수상 여부를 떠나 한국 창작발레를 세계 무대에 알린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시상식에 참석했다”며 “큰 상을 받아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브누아 드 라 당스’는 1991년 국제무용협회(현 국제무용연합) 러시아 본부에서 설립해 1992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시상식이다. 전 세계 정상급 발레단의 작품을 심사해 최고의 남녀 무용수, 안무가 등을 선정한다. 전 세계 무용계를 대표하는 의미에서 ‘무용계 아카데미상’, ‘무용계 노벨상’ 등으로 불린다. 무용수의 경우 초연 작품, 또는 처음으로 맡은 역할에만 이 상을 받을 수 있다.
강미선은 2002년부터 유니버설발레단에서 활동 중이다. 유니버설발레단 최장기 근속 무용수다. 21년 동안 유니버설발레단에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노력의 결과였다. 강미선은 “해외 발레단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유니버설발레단에서 최고가 돼야 해외에서도 최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최고가 되기 위해 부족함을 채우며 오다 보니 어느새 21년이 지났다”고 말했다.
문훈숙 단장은 강미선을 “유니버설발레단의 기둥”이라고 치켜세웠다. 문 단장은 “강미선은 군무부터 시작해 수석무용수까지 21년 동안 발레단과 함께하며 성장했다”라며 “어떤 작품도 믿고 맡길 수 있고, 번 맡은 작품에 대해선 책임을 온전히 해내는 무용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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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과정 또한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강미선은 중국국립발레단 프리마 발레리나 추윤팅과 공동으로 최우수 여성 무용수상을 수상했다. 올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유지연 유니버설발레단 지도위원은 “다른 후보들은 무용수의 다양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전막 발레로 후보에 올랐는데, 강미선은 6분 분량의 ‘미리내길’로 경쟁해야 했다”며 “6명의 후보 중 1차 투표를 통해 3명을 가렸고, 2차 투표에서 1표 차이로 강미선의 수상이 결정됐다”고 전했다.
강미선은 2013년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인 러시아 출신 콘스탄틴 노보셀로프와 결혼했다. 2021년 10월 아들을 출산했다. 강미선은 “남편이 저 대신 아이를 봐야 해서 이번에 함께 러시아에 가지 못했는데, 다음엔 아이와 함께 러시아를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육아와 발레를 동시에 하는 것이 힘들지 않기 때문에 ‘워킹맘’으로 불리고는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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