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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회복이 이끈 3분기 성장…"V자 반등은 아냐"(종합)

원다연 기자I 2020.10.27 11:13:29

3분기 전기比 1.9% 성장해 플러스 전환
순수출 성장기여도 커지고 내수 기여도 줄어
연간 성장률 -1.3% 웃돌수도…2차팬데믹 변수
지난해 성장 추세는 밑돌아 V자 반등은 아직

지난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의 모습. (사진=뉴스1)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대비 1.9%로 반등했다. 코로나19 충격에 전분기 성장률이 크게 내려앉은데 따른 기저효과지만 빠른 수출 회복에 반등 수준이 예상치를 웃돌았다. 3분기 반등 폭이 커지면서 올해 연간 성장률이 당초 한국은행이 전망했던 -1.3%를 웃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코로나19 이전의 성장 추세에는 이르지 못해 경제가 V자 반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역성장 끊고 플러스 전환…기저효과에 수출이 반등 뒷받침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0년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3분기 우리나라 실질 GDP 속보치는 전기 대비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1.3%, 2분기 -3.2%로 두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던 것에서 세 분기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다.

전분기 코로나19 충격에 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은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지만 수출 회복세가 이같은 반등 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2분기 중 전년동기대비 하루 평균 수출은 4월 -18.8%, 5월 -18.4%, 6월 -18.4%까지 떨어졌지만, 3분기에는 7월 -7.1%, 8월 -4%, 9월 -4%까지 회복했다.

3분기 수출은 자동차와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전기대비로는 15.6% 증가했다. 이에 3분기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3.7%포인트로 전기(-4.1%)대비 큰폭으로 플러스 전환했다.

반면 3분기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민간소비가 위축되고 건설투자도 크게 부진해지면서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3분기 민간소비는 전기대비 0.1% 감소했고, 건설투자는 7.8%로 감소폭을 크게 확대했다. 정부의 SOC 건설투자가 줄어든데다 3분기 중 장마 등 기상여건 악화로 건설공사가 지연된 등의 영향이다. 3분기 내수 전체의 성장기여도는 -1.7%로 전기(0.9%) 대비 큰폭 마이너스 전환했다.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대비 반등하긴 했지만, 코로나19 이전 추세선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자료=한국은행)
연간 성장률 상향조정 가능성…“V자 반등은 아냐”

당초 한은이 지난 8월에 제시했던 연간 경제 성장률 -1.3%를 달성하기 위해선 3, 4분기에 전기 대비 1% 중반 수준으로 성장을 회복하면 됐다. 3분기 성장률이 이를 웃돌면서 연간 성장률도 상향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3분기 성장률까지 나온 상황에서 산술적으로 기존 연간 성장률 전망치 달성을 위해선 4분기 전기대비 0.0~0.4% 수준의 성장률이 나오면 된다”며 “3분기 성장률이 1.9%까지 높아졌기 때문에 연간 성장률도 이보다 상향될 수 있단 기대가 생긴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유럽과 미국 등에서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악화하며 회복세에 접어든 우리 수출에 또다시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3분기 경제 반등 수준이 예상을 웃돌긴 했지만 경제가 V자 반등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는 것도 아직은 무리라는 평가다.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성장 추세를 회복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분기 계절조정계열 기준 GDP 규모를 기준점 1로 놓고 봤을때 지난해 4분기 1.027 수준까지 성장 추세를 보이다, 올 2분기 코로나19 여파로 0.982까지 꺾였고 3분기 들어 1.001로 회복했다.

코로나19 이전 성장 추세 회복의 지연되고 있는 것은 수출 중에서도 재화 부문의 회복에도 서비스 부문은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분기 계절조정계열 기준 수출금액을 1로 봤을때 3분기 재화 수출은 1.063으로, 코로나19 충격 이전인 지난해 4분기(1.074) 수준에 가깝게 회복됐다. 다만 서비스 부문 수출은 0.822 수준으로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박 국장은 “3분기 국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 시행, 장마와 태풍 등의 기상 여건 악화 등에 성장률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국내외 전문가들 전망치도 1.3~1.4% 정도였던 것에 비해서는 성장률이 높게 나왔다”면서도 “경제 성장 수준이 여전히 지난해 4분기에 미치지 못하고 이전 성장 추세선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V자 반등’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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