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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없이 대화하자" 의대 교수 왕따 조장 정부 대응(상보)

이지현 기자I 2024.03.22 12:02:16

미사직 의대교수 집단 따돌림 현상 정부 개입 시사
공중보건의 등 200명 추가 투입 은퇴 의사 재취업
정부 전국의대교수협의회에 조건 없는 대화 제의도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환자의 곁에 남기를 원하는 교수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장치를 마련하겠다.”

22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같이 말했다.

박민수(오른쪽) 보건복지부 2차관
의대 교수들이 25일 집단 사직을 예고한 가운데 일부 교수들은 사직서 제출 교수 명단을 실시간으로 공개해 전공의와 학생들이 알 수 있도록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수 차관은 “환자의 곁에 남은 교수님들을 괴롭히고 집단 따돌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다”며 “이 상황을 엄중하게 생각하고, 문제 상황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대 교수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환자의 곁을 지키고 싶어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평생을 의사로 살아오며, 환자가 건강해지는 것을 보람으로 느꼈기에 의사로서의 소명을 다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을 거다. 환자 곁에 남아 의사의 본분을 다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공의에 이어 의대 교수들까지 사직해 진료 공백이 장기화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우선 25일부터 약 60개 의료기관에 군의관 100명과 공중보건의사 100명, 총 200명을 추가로 파견한다. 지난 11일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 166명을 20개 의료기관에 1차 파견한 데 이어, 21일부터는 지자체의 의료기관 수요에 따라 18개 의료기관에 공중보건의사 47명을 추가로 파견한 바 있다. 앞서 투입한 213명까지 합치면 총 413명이다. 파견 기간은 4주다. 26일까지 의료기관 내에서 교육 후 27일부터 근무를 개시한다. 정부는 현장의 상황을 지속 예의주시하며, 제대 예정인 군의관의 상급종합병원 조기 복귀 허용 등 추가적인 인력 투입도 지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필수의료 분야의 진료 공백 최소화를 위한 시니어의사 활용방안도 내놨다. 지난해 12월 기준, 50세 이상 79세 이하의 의사 중 활동하지 않는 의사는 약 4166명이다. 연령별로 보면 △50대 1368명 △60대 1394명 △70대 1404명 등이다. 최근 5년간 전국 의과대학 퇴직교수는 연평균 230명, 누적 1269명이다. 정부는 의료기관에서 시니어의사를 신규 채용하고, 퇴직예정 의사는 채용이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우선 국립중앙의료원 내에 ‘시니어의사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4월부터 운영한다. 진료를 희망하는 의사를 모집해 인력 풀을 구축하고, 교육을 실시하며, 병원과 시니어 의사를 연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간 진료협력체계도 강화한다. 지난 19일 상급종합병원과 협력체계를 구축할 종합병원 100개소를 ‘진료협력병원’으로 지정하고, 세부 운영에 필요한 지침을 배포했다. 각 병원 진료협력센터에 전원 담당인력이 추가 배치되도록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다. 21일 기준으로 상급종합병원 21개소에 85명, 진료협력병원 100개소에 150명이 추가 배치됐다.

25일부터는 상급종합병원에서 환자를 전원할 경우 환자의 상태에 가장 적합한 병원을 연계할 수 있도록 협력병원의 진료 역량 정보를 제공한다. 제공되는 정보는 해당 병원이 보유한 병상의 종류, 진료과목, 시술, 검사, 재활, 항암, 투석, 수혈, 처치, 간병 등에 관한 사항이다. 전산시스템이 개편되는 4월부터는 협력병원의 역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같은 날부터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협력병원으로 환자를 전원시켜 진료하는 경우, 각각 진료 1회당 9만원 이내의 ‘진료협력지원금’도 지원한다. 이미 지난 11일부터 회송 환자 수가를 150% 인상했다. 환자가 전액 부담하던 구급차 이송료는 정부가 전액 부담하고 있다.

박민수 차관은 “이번 지원을 통해 병원 간 진료 협력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암 진료 등 전문 분야에 대한 ‘협력병원’ 추가 지정 등 진료 협력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대화를 통한 사태해결도 모색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날 의과대학 비대위와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에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했다.

박민수 2차관은 “일시, 장소 관계없이 언제, 어디서든 가능하다”며 “기탄없이 대화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모적인 논쟁을 멈추고 조건 없이 대화의 자리로 나와주기 바란다”며 “정책의 동반자로서 여러분의 의견을 경청하고,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의사 파업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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