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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형 주화로 역사·국가 브랜드 홍보는 선택 아닌 의무”

박진환 기자I 2024.02.13 10:57:17

조폐공사, 2024 WMF 참가 주요국과 예술형 주화 의견교환
韓서 발행시 아시아 주화 희소성…신시장 수요 견인 기대↑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한국조폐공사는 지난 2~4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24 세계화폐박람회(World Money Fair, WMF)에 참가해 예술형 주화를 국가 주요 문화산업으로 발전시킨 영국, 캐나다 등과 의견을 교환했다고 13일 밝혔다. 예술형 주화(Bullion Coin)는 액면금액이 표시된 법정주화로서 일반적인 동전과 달리 금, 은 등 귀금속을 소재로 발행되는 화폐를 말한다.

오스트리아 조폐국 B2B사업이사 클라우스 피셔가 한국조폐공사 관계자에게 예술형 주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조폐공사 제공)


1974년부터 매년 1~2월에 개최되고 있는 WMF는 중앙은행과 조폐기관을 비롯한 귀금속 정·제련, 기계 설비, 금융 및 유통사 등 전 세계 45개국, 300여개 업체에서 모두 1만5000여명이 참여하는 글로벌 최대 규모의 화폐 문화산업 박람회다. 조폐공사는 3일간의 독일 WMF 참관 후 1989년부터 35년 동안 예술형 주화 시장을 선도해 온 오스트리아와 가장 최근인 2021년부터 예술형 주화를 도입한 스페인 조폐국을 직접 방문해 예술형 주화를 문화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두 나라를 벤치마킹하는 시간도 가졌다.

주요 조폐국과의 면담에서 대부분의 주요국은 예술형 주화가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물을 통해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연간 발행량의 약 40%를 수출하는 등 수출 활성화와 문화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조폐국은 “예술형 주화를 통해 역사와 국가 브랜드를 홍보하는 것은 정부, 중앙은행, 조폐국 모두의 선택이 아닌 의무”라며 “전 세계에 자국을 알릴 수 있는 뛰어난 홍보수단”이라고 전했다. 캐나다 조폐국도 “예술형 주화로 인해 디자인, 생산, 유통까지 다양한 문화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지면서 국가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각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예술형 주화를 통한 국가 경제 기여도를 강조했다. 최근에서야 예술형 주화를 도입한 스페인은 “유구한 역사와 문화유산을 가진 강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술형 주화를 발행하지 않아 자국민들이 미국 이글, 캐나다 메이플 등 외국의 예술형 주화를 역수입하고 있었던 안타까운 현실도 발행 배경에 한 몫을 했다”고 강조했다. 주요국들은 한국의 예술형 주화 도입에 대해 전반적인 기대감을 나타내며 진심 어린 응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영국 조폐국은 미국과 유럽 중심의 기존 시장 구조를 설명한 뒤 “한국에서 예술형 주화가 발행된다면 아시아 주화라는 희소성으로 새로운 시장 수요를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캐나다 조폐국도 “아시아에서 새로운 시장 참여자가 등장하면 전 세계 예술형 주화 시장 규모 역시 한층 활성화될 것”이라며 한국 예술형 주화의 도입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예술형 주화의 디자인 테마와 관련해 “국가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단순하고 간결하며 지속 가능한 주제를 선정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스트리아 조폐국은 “한국은 전통(Tradition)과 혁신(Innovation)을 모두 갖춘 것이 강점이며, 이를 예술형 주화에 잘 녹여내 주기를 기대한다”며 한국 예술형 주화에 대한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성창훈 조폐공사 사장은 “이번 WMF 참가와 주요 예술형 주화 선도국과의 현지 교류를 통해 우리나라 예술형 주화의 글로벌 시장 수요와 기대감을 체감하는 계기가 됐다”며 “700만 우리 해외 동포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나라에서 먼저 언급했을 때 가슴 뭉클한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조폐공사는 이번 교류 등을 통해 조사된 해외 사례를 토대로 한국 도입 시 유의 사항과 대응 방안이라는 주제로 내달 중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며, 오는 7월까지 학술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등 예술형 주화 국내 도입을 위한 연구를 계속 이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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