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적인 인간들, 치욕스럽다” 황교익, 조계종에 뿔난 이유

송혜수 기자I 2022.01.21 13:59:59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21일 대규모 전국승려대회를 예고한 대한불교조계종(조계종)을 향해 “머리 깎고 법복을 입었다고 모두 수행자 대접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대중이 깨닫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 (사진=뉴스1)
황씨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수행자는 세속적 삶을 버린 사람들입니다. 세속의 사람들은 수행자에게 고귀한 영혼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기댑니다”라며 “세속에 살더라도 더럽게는 살지 않게 해달라고 수행자에게 기댑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수행자가 세속에 뛰어드는 일이 있습니다”라며 “대중을 위해서 수행을 멈추고 세속의 바닥에 나앉는 분들을 봅니다. 대중은 이들 수행자를 성스럽게 여깁니다”라고 했다.

이어 “수행자가 세속에서 집회를 엽니다. 수행자 단체에 들어오는 돈 문제로 세속의 바닥에 나앉겠다고 합니다”라며 “수행자가 단체로 스스로 세속적 삶을 살겠다고 대중에게 고백하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머리 깎고 법복을 입었다고 모두 수행자 대접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대중이 깨닫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대중은 이제 그들에게 기댈 일이 없습니다”라고 주장했다.

황씨는 “너무나 세속적인 인간들에게 정신적으로 기댄다는 것은 치욕스런 일입니다”라며 “그들은 돈을 얻는 대신에 사람을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날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계종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글에 ‘봉이 김선달’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언급하면서 조계종이 정 의원의 사과를 안 받아주는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황씨는 “정 의원이 사과했습니다. 민주당 대표와 여러 의원도 사과했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도 사과했습니다”라며 “그럼에도 조계종이 정 의원을 용서하지 않겠답니다. 정 의원을 민주당에서 출당시키라고 합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정 의원의 ‘봉이 김선달’ 발언이 한국 불교의 근본을 뒤집어엎을 정도로 심각한 발언이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해프닝입니다”라며 “그럼에도 조계종이 일절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는 데에는 다른 뜻이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을 하게 됩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말 궁금하여 묻습니다”라며 “정 의원을 출당시키면 조계종이 조용히 있겠답니까. 단지 정 의원의 ‘봉이 김선달’ 발언을 참지 못하여 그런답니까. 정 의원 출당이 조계종의 체면을 세워준답니까”라고 되물었다.

그는 “제가 수준이 낮은 탓인지 정 의원 출당 주장의 속내를 도저히 헤아릴 수 없어 헛웃음이 납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해 10월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 조계종의 본산으로 여겨지는 해인사를 ‘봉이 김선달’에 비유해 불교계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후 당사자인 정 의원을 비롯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송영길 당대표 등이 수차례 불교계에 사과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불교계에선 “정 의원을 반드시 탈당 또는 출당 시키라”고 요구했다.

이러한 가운데 정 의원은 지난 18일 이 후보 측 인사로부터 탈당 권유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재점화 됐다.

이에 조계종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종교편향 근절과 한국불교 자주권 수호를 위한 전국승려대회’를 예고했다.

이날 승려대회에는 전국의 교구본·말사 스님들을 비롯해 30개 종단협의체인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 스님 등 500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조계종은 “참여 스님과 필수 진행인력은 모두 백신 접종완료 자로만 구성됐다. 발열 체크, 마스크 상시 착용, 거리두기 등을 준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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