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美와 군사협정 지속…대중 압박에 동참

김무연 기자I 2021.07.30 14:45:29

오스틴 국방부 장관 만나 VFA 유지 기조 전달
필리핀 상원의원 비자 발급 문제로 VFA 파기 으름장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미국과 맞손 잡은 듯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미군과의 군사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필리핀 주둔 미군 관련 협정 파기하겠다는 기존 결정을 번복한 것이다.

지난 29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사진 중간)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사진=AFP)


30일 로이터통신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전날 마닐라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을 만난 뒤 방문군 협정(VFA)을 유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오스틴 장관은 “(이번 결정으로) 우리는 장기 계획을 세워 다양한 유형의 훈련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VFA는 지난 1998년 필리핀에 입국하는 미군의 권리와 의무 등을 규정한 협약으로 미군이 필리핀에서 군사 훈련을 벌일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된다. 로이터는 필리핀 방어 뿐 아니라 중국의 독단적인 행동에 대응하기 위해 미군의 필리핀 주둔은 전략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필리핀이 미국의 대중(對中) 압박에 동참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은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그은 U자 형태의 선인 ‘남해 9단선’을 따라 영유권을 주장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아세안 국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앞서 미국은 이달 초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필리핀군을 상대로 군사적 조치를 취하면 미국과 필리핀이 맺은 1951년 상호방위조약을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남아시아를 순방 중인 오스틴 장관은 지난 27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행사에 참석해 “국제법에 따라 남중국해 연안국들의 권리를 인정하면서 그들을 계속해서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 때문에 VFA가 언제든 다시 위협받을 수 있을 것이라 경고했다. 아론 코넬리 IISS 연구원은 “축하 행사는 시기상조”라며 “두테르테 대통령이 집권하는 한 VFA는 계속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미국이 자신의 정치적 동료인 로널드 델라로사 상원의원의 비자 발급을 취소하자 일방적으로 VFA 종료를 통보했다. 이후 필리핀은 3차례에 걸쳐 협정 종료 시한을 연장했고, 이번에는 아예 기존 결정을 번복하며 VFA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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