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말 인사를 통해 기존 삼성리서치 뉴욕 AI센터장이었던 다니엘 리 부사장을 삼성리서치 글로벌 AI센터장으로 선임했다. 해당 보직은 그간 세바스찬 승 사장이 겸해온 자리다. 인사 시점은 지난 연말이었으나 다니엘 리 부사장은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올 초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1969년생인 다니엘 리 부사장은 AI 로보틱스 분야의 세계적 석학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미국 MIT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1년부터는 펜실베니아대 전기공학과 교수로 근무해왔다. 2018년 삼성전자에 비상근 임원으로 영입된 뒤에는 삼성리서치 뉴욕 AI센터장으로 일했다.
이번 인사로 상근 임원이 된 다니엘 리 부사장은 삼성전자 글로벌 AI 조직을 총괄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삼성전자는 서울을 비롯해 미국 뉴욕·실리콘밸리와 캐나다 몬트리올·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 영국 케임브리지 등 총 7개 AI센터를 운영 중이다. 다니엘 리 부사장은 올해부터 서울에서 글로벌 AI센터를 모두 관리하며 AI 선행 연구개발을 주도하는 등 회사 AI 전략을 총괄한다. 그가 미래 AI의 핵심으로 꼽히는 차세대 머신러닝과 로보틱스 연구에 주력해온 만큼 관련 분야에서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바스찬 승·다니엘 리 ‘AI 투톱’..AI 드라이브 ‘속도’
다니엘 리 부사장은 2018년 이 부회장이 AI 인재 확보를 위해 세바스찬 승 사장과 함께 영입한 인물이다. 두 사람은 1999년 뇌 신경 작용에 영감을 얻어 인간 지적 활동을 그대로 모방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세계 최초로 공동 개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한 논문이 네이처지에 발표되며 전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앞서 세바스찬 승 사장은 지난해 6월부터 삼성리서치 소장으로 발탁됐다. 이후 한국을 포함한 13개 국가에 위치한 글로벌 15개 R&D 센터와 7개의 AI센터의 미래 신기술 연구를 관장하며 삼성의 AI 사업 전략 고도화에 힘써왔다. 이번에 다니엘 리 부사장이 서울로 이동하며 두 석학은 다시 손발을 맞추게 됐다.
업계에서는 세바스찬 승 사장과 다니엘 리 부사장이 AI 총괄 조직의 ‘투톱’으로 나선 것을 두고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AI 기술 개발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바스찬 승 사장과 다니엘 리 부사장 모두 이 부회장이 영입을 위해 직접 공을 들인 인물들”이라며 “이들이 공동 연구 등을 통해 인연이 깊은 만큼 시너지에 따른 큰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