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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 희망가 울리나..곳곳에 시그널

김윤경 기자I 2009.12.22 15:48:43

美 장단기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 사상최대
은행 수익성 강화될듯..경기회복 기대감 `물씬`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미국 경제에 대한 희망가(歌)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시장 신호는 좋다. 3월 이후 증시는 오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85.25포인트 오른 1만414.44를 기록, 이달들어 마이너스(-)권으로 떨어졌던 수익률을 플러스(+)로 돌려놨다.
 
장단기 미 국채 수익률 차이(수익률 곡선·yield curve)가 지난 6월 이후 가장 크게 벌어진 것도 경기 회복의 전령(令) 역할을 하고 있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것 역시 위험자산 선호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가 계속될 것이란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들어 주요 기관들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속속 상향 조정되고 있는 참이다.

◇ 패닉 가라앉자 떨어지는 건?..美 국채 수익률과 엔화  

금융위기 이후 패닉에 빠진 투자자들은 대표적 위험 자산인 증시를 버리고 안전 자산 채권에 몰렸다. 이는 채권 가격을 높였고 수익률은 기록적인 수준까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서서히 오르기 시작한 미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한국시간 22일 12시35분 현재 도쿄 채권시장에서 2베이시스포인트(0.02%p) 오른 3.7%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8월13일 이래 최고치다. 달러-엔 환율은 91.84엔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6주래 최저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10년물 국채와 2년물간 수익률 스프레드는 21일 281bp까지 벌어졌고, 22일엔 283bp까지 늘어났다. 올해 초 145bp에서 시작해 꾸준히 늘어난 것이다. 미 10년물 국채와 일본 국채간 수익률 스프레드는 2.4%포인트로 지난 1년여 만에 최대치다.
 
단기 금리를 관리하는 연방준비제도(Fed)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저금리를 유지해 오고 있다. 이와 동시에 경제 성장이 재개될 것이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는 투자자들은 장기 국채를 매도하게 되고 이에따라 수익률이 오르면서 이런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장단기 이자율 차이가 벌어지는 건 은행들의 수익성을 강화시킬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설명했다. 통상 은행들은 단기 금리에 돈을 조달해 장기 금리로 고객들에게 돈을 빌려주게 되기 때문이다. 부실 채권에 사로잡혀 있던 은행들이 건전해질 수 있는 배경이 마련되는 것이다.  
 
1990년대에 은행들이 장단기 이자율 차이의 수혜를 많이 봤다. 여기에 소비 지출까지 강세를 보이면서 이익 증가율은 연간 20%까지 확대됐다.
 
◇ 장단기 금리차 사상 최대..1992년·2003년 재현 `기대` 

장단기 채권 수익률 차이가 사상 최대로 벌어졌던 1992년, 2003년 수준에 근접하면서 이 두 때 모두 미국이 경기후퇴(recession)에서 빠져나와 지속적인 회복이 개시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최근의 상황 역시 같은 경우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피어오르는 것이다.
 
▲ 위에서부터 1992년 7월, 2003년 8월, 그리고 현재의 美 국채 수익률 곡선
게다가 두 때 모두 연준이 "경제가 금리를 올릴 만큼 충분하게 강하다"라고 판단할 때까지 1년 이상이 걸렸다는 점도 중요해 보인다.
 
연준은 현재 공식적으로 제로(0) 수준의 기준 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고, 이 경우 단기 수익률은 고정되는 가운데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장기 수익률이 오르게 되면 차이는 더 커지게 된다.
 
밀러 타박의 댄 그린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최소한 현재로선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PIMCO)의 토니 크레센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장단기 수익률 차이가 더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전에 나타났던 정점들은 경기 확장이 어느 정도 세를 불리기 전까지는 나타나지 않았고, 아직 지금이 그런 때인지는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 성장률 전망치 속속 상향
 
▲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4분기 美 성장률 전망치 추이
이런 가운데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속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 21일 매크로이코노믹스 어드바이저스 주간 조사에선 4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이 3.9%(인플레 조정, 연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8월말 전망치 2%에서 배로 높아졌다. 실제로 3.9%를 기록하게 된다면 이는 2006년 1분기 이후 최고치가 된다.
 
뮤추얼 펀드 T. 로웨 프라이스도 최근 전망치를 3.7%로 1%포인트 높였고, RBS 증권은 11월만해도 3.3%였던 전망치를 5%까지 상향 조정했다. RBS 증권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진짜로 회복의 속도가 4개월 전에 비해서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아무래도 신중한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실업률이 점진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가정할 경우 내년에 2.5%, 후년에 3.5%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까지 4분기 강한 성장세가 나타날 것에 대해 충분히 확신하지 않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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