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 주춤 속 현장 간호사 무급휴직 '압박'

이지현 기자I 2022.10.17 11:03:00

대한간호협회 설문조사 결과 발표
10명 중 6명 무급휴직 권고사직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코로나19 유행이 주춤하자 관련 업무를 맡아온 간호사 절반 이상이 무급휴직 등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한간호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코로나19 병동 간호사 부당근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병동 폐쇄 뒤 기존 근무부서에 돌아가지 못한 간호사 10명 중 6명(60.3%, 138명)은 무급휴직이나 권고사직 압박을 당했다.

중구 서울역 광장 앞에 마련된 서울중구보건소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간호협회는 지난달 19일부터 25일까지 코로나19 치료에 참여한 전국 245개 병원 간호사 764명(코로나19 병동 근무자 58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이 가운데 휴직·사직 압박 관련 문항은 코로나19 병동 감축 이후 원래 근무했던 부서로 복귀하지 못한 간호사 229명을 대상으로 했다.

응답자의 9.6%(22명)는 무급휴직·권고사직 압박을 받지는 않았더라도 연차 강제 사용, 타 병동 헬퍼 역할 등 다른 압박을 경험했거나 여러 차례 부서가 옮겨지는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답했다.

코로나19 환자 감소와 병동 폐쇄 후 다른 부서로 배정받은 간호사의 83.0%(190명)는 본인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타부서에 배치됐다. 이 가운데 69명은 타부서 근무 가능성에 대한 사전 설명조차 없었다고 했다. 기존 근무 부서로 돌아가지 못한 간호사들은 인력이 없는 부서에 배치(38.0%·87명)되거나, 매일 다른 병동을 돌며 헬퍼 역할(37.1%·85명)을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타 부서에 배치된 간호사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간호사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데 분노를 느꼈다 △쓰다가 버려지는 소모품 취급을 당해 절망했다 △간호사 업무에 회의감이 들었다 △배신감을 느꼈다 △자존감이 떨어졌다 등의 감정을 호소했다.

하지만 이렇게 부당한 대우를 당했음에도 대부분의 간호사는 다시 유행이 확산하면 코로나19 병동 배치를 수락하겠다(62.0%)는 의지를 보였다. 흔쾌히 수락한다는 답변은 0.4%였고, 32.7%는 원부서 복귀를 약속한다면 수락한다고 했으며 28.9%는 어쩔 수 없이 수락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30.1%는 감염병 병동에 다시 배치되면 사직하겠다는 답했다.

강선우 의원은 “간호사들은 지난 3년간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싸웠지만, 환자가 감소한 이후로는 잉여 인력 취급을 당하는 등 부당한 근무 환경에 처한 사례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며 “투입된 인력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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