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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지부동' 사과·배에 유가까지 가세…두달 연속 3%대 '고물가'(종합)

조용석 기자I 2024.04.02 10:56:56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3.1%…2월 상승률과 동일
사과 88.2%, 배 87.8%↑…물가 조사 후 역대최고
근원물가는 안정세…최상목 "3월이 연간 물가 정점"
정부, 가격안정자금 지속투입 및 과일물가 장기대책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이지은 기자] 22대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먹거리 물가잡기에 총력을 펴고 있으나 3월 소비자물가 역시 3%대 고물가가 이어졌다. 정부는 긴급가격안정자금까지 투입했으나 사과·배 가격은 전년 대비 80% 이상 상승하며 물가 조사 후 역대 최대폭 상승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대회의실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과 88.2%, 배 87.8%↑…물가 조사 후 역대최고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4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4(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2월(3.1%)에 이어 3월까지 두달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비스(2.3%), 전기·가스·수도(4.9%) 물가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물가의 최대복병으로 지목된 과일 가격 오름세는 3월에도 가팔랐다. 신선과실(과일)은 전년 동월 대비 40.9% 상승, 32년여만에 최대폭 올랐던 지난 2월(41.2%)과 동일한 40%대 상승률을 보이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신선과일 중에서도 정부가 집중 관리한 사과는 전년 동월 대비 88.2%로 상승해 조사시작(1980년 1월) 이후 역대 최고치 상승했다. 배(87.8%) 역시 조사 시작(1975년 1월) 이후 역대 가장 높게 올랐다. 사과·배의 대체과일 역할을 하는 귤은 2월(78.1%)에 3월에도 출하량 감소까지 더해져 68.4% 상승했다.

신선과실을 포함한 농축수산물의 상승률은 전년 대비 11.7%로 2021년 4월(13.2%)이후 35개월래 최대치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의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0.86%포인트(p)로 전월(0.85%p) 대비 오히려 상승했다.

3월 물가는 석유류 상승에도 큰 영향을 받았다. 석유류 물가는 1.2% 올랐는데, 전년 동월 대비 상승으로 돌아선 것은 2023년 1월(4.1%) 이후 14개월만의 일이다. 석유류의 상승은 최근 중동 리스크 등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오른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긴급가격안정자금 투입 등이 과일류 가격상승을 그나마 억제했다고 설명했다. 3월 한달을 순기별(10일)로 보면 정부의 납품단가 지원 등이 효과를 봤다는 설명이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1~2순기까지는 가격이 올랐다가,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 정책으로 3순기에는 하락하는 흐름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청과물시장에 사과 상품이 진열돼 있다.(사진 = 뉴시스)


근원물가는 안정세…최상목 “3월, 연간 물가 정점”

정부는 3월을 정점으로 이후 물가가 하향곡선을 그릴 것을 기대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 “4월부터는 기상여건이 개선되고 정책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추가적인 특이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3월에 연간 물가의 정점을 찍고 하반기로 갈수록 빠르게 안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 등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하락세다. 3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 전월(2.6%) 대비 상승폭이 0.2%포인트 축소됐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가 2.4%까지 떨어진 것은 2021년 11월(2.4%) 이후 28개월 만이다. 또 OECD 근원물가로 불리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의 전년 대비 상승률도 2.4%로 전월(2.5%)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결국 농산물·석유류 가격이 안정화되면 헤드라인 물가 역시 신속하게 하향 곡선을 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는 먹거리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을 지속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4월에도 농축산물 정부 할인지원율을 30%까지 상향하고, 직수입 과일물량을 상반기 5만톤 이상으로 확대해 소형 슈퍼마켓으로 시중가보다 20% 저렴하게 공급할 계획이다. 실제 할당관세가 적용되는 수입과일 품목인 망고(-21.4%)와 아보카도, 블루베리 등은 전년 동월 대비 하락세가 뚜렷했다.

아울러 정부는 과일물가 불안이 이후 재현되지 않도록 올해는 계약재배물량을 늘려 수급 불안에 미리 대비한다. 또 일부 물량은 출하 시기 뿐만 아니라 출하처·용도까지 직접 관리해 보다 효과적으로 수급 관리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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