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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계 “중처법 2년 유예 대책 기대…추가 요구 않겠다”

김경은 기자I 2023.12.27 13:05:04

중소기업단체협의회, 긴급 기자회견 열고 유예 호소
당정, 2년 유예 계획·지원대책 발표…업계 “효과 있어”
민주당 조건 일부 수용했지만 개정안 통과 협조 미지수
“국회 통과 간곡히 요청…노동계도 함께 해달라”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중소기업계는 27일 당정이 발표한 ‘중대재해 취약분야 기업 지원대책안’에 대해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내년 1월 27일 시행을 앞둔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다. 적용 유예를 위해서는 더불어민주당의 협조가 필요한 만큼 “유예기간 2년 연장 이후에는 추가 유예를 요구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윤모(왼쪽에서 다섯번째)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을 비롯한 중소기업단체협의회 소속 부회장단이 27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열고 중대재해처벌법 2년 유예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2년 뒤 반복 없다…50인 미만 중처법 유예해야”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대재해처벌법 2년 유예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중소기업중앙회·대한전문건설협회·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한국여성경제인협회·한국벤처캐피탈협회·한국여성벤처협회 등 8개 단체 부회장단이 참석했다.

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83만이 넘는 50인 미만 사업장 대다수는 만성적인 인력난과 재정난, 정보 부족 등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준비하지 못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법이 시행되면 사업장 내에서 의도치 않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는 언제든 1년 이상 징역 등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극심한 두려움에 떨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중소기업들이 중대재해처벌법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안전보건 수준이 획기적으로 향상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여야를 떠나 중대재채처벌법 유예기간 연장 방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당정협의회에서 발표한 지원대책에 대해서는 “50인 미만 사업장의 안전상태를 전수조사하는 산업안전 대진단 실시, 안전관리자를 직접 채용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을 위한 공동안전관리자 지원사업 신설, 획일적 내용에서 탈피한 현장 맞춤형 컨설팅 실시 등은 중대재해 감축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당정 지원대책 큰 효과 기대”…민주당 협조 미지수

국민의힘과 정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중대재해 취약분야 기업 지원대책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채처벌법 적용을 2년 유예하고 중대재해 취약 분야를 지원하기 위해 1조2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한다는 게 골자다.

정윤모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은 “공동안전관리자 지원사업 등 중소기업계에서 자체적으로 구상한 내용이 대부분 포함됐고 예산도 생각한 만큼 충분히 반영됐다”며 “대책이 제대로 시행된다면 중소기업의 취약한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법 적용 유예 내용을 담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과반 의석을 지닌 민주당의 동의가 필요하다. 민주당은 △준비 소홀에 대한 정부의 공식 사과 △유예기간 동안 실시할 구체적인 계획과 예산지원 방안 △유예기간 종류 뒤 시행을 약속하는 정부·경제단체 합의서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 동시 처리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당정의 이날 지원대책 발표로 민주당이 제시한 선결 조건 중 계획안은 수용한 셈이다. 중소기업계도 유예기간 종료 뒤 시행을 약속하면서 유예안 협상의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정부의 공식 사과와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 처리 등은 당정이 수용하기 어려운 데다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 민주당이 화답할지 미지수다.

정 부회장은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민주당과 협의하는 것으로 안다”며 “당정이 지원대책을 마련한 만큼 제대로 시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노동계를 향해서도 그는 “반드시 사업주를 처벌해야만 중대재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노사 협력을 통한 산업안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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