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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트한 수급에...정유사, 석유제품 생산·수출량 ‘연중 최대’

박민 기자I 2022.09.07 11:03:36

7월 들어 휘발유·경유 등 1억1031만 배럴 생산
경유 생산량은 1992년 이래 ‘역대 최대’ 기록
“글로벌 석유제품 공급 차질에도 수요는 꾸준”
수출량 늘면서 정유공장 가동률도 연중 최대

[이데일리 박민 기자] 국내 정유사들이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에 힘입어 올 들어 석유제품 최대 생산량과 수출량을 기록했다. 러시아 전쟁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석유제품 공급 차질에도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면서 정유사들은 석유제품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원유정제설비(CDU) 가동률도 연중 최대치로 끌어올려 돌리고 있다.
SK에너지 울산컴플렉스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7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010950)),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올해 7월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 석유제품 생산량은 1억1031만배럴을 기록했다. 이는 연중 최대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4% 증가했다. 특히 이중 경유 생산량은 3282만1000배럴로 지난 1992년 석유 생산 통계를 집계한 이래 월별 기준 역대 최대를 찍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사회의 러시아산 원유 제재와 글로벌 정제설비 감소 등의 구조적인 공급 위축 상황에서 석유제품 수요는 견조한 수급 불일치가 계속되면서 정유사들도 생산량이 늘리고 있다”며 “특히 유럽에서 러시아 천연가스 대체재로 경유 소비를 늘리면서 경유 생산량을 크게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석유제품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수출 물량도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7월 수출량은 4692만9000배럴로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이 기간 수출금액은 63억5258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4159만1000배럴을 수출해 34억4652만달러를 벌어들인 것과 비교하면 글로벌 수급 차질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도 대폭 개선됐다.

특히 7월 한 달 간 경유가 수출 최대 품목으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 기간 수출량은 1990만7000배럴로 전체 석유제품 수출량의 42%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수출단가는 배럴당 148달러로 전년 동기(78.46달러)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내 경유 수요 증가는 물론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쿼터 축소와 인도의 석유제품 관세부과 등의 수출제한 조치로 글로벌 경유 공급난이 심화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석유제품 수급 불일치에 가격 강세도 계속되면서 정유사들은 정유공장 가동률도 연중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7월 정유 4사의 원유정제설비(CDU) 평균 가동률은 83.60%로 지난 2020년 1월(83.78) 이래 3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CDU는 원유를 끓는 점의 차이에 따라 △액화석유가스(LPG) △나프타 △등유 △경유 △중유 등 각종 석유제품으로 분리하는 공정을 말한다. 정유사는 정제설비 가동률을 높이거나 낮추는 방식으로 생산량을 조절하며 가장 합리적인 손익구간을 유지한다.

정유사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상당 기간이 소요되는 정제 설비의 구조조정 과정이 코로나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일시에 대규모 폐쇄가 이뤄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에너지 전환 트렌드에 정제 설비 투자 감소까지 이어지면서 타이트한 석유제품 수급 여건으로 평년 대비 높은 마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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