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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빛나는 한국건설]①현대건설 '카타르 루사일 고속도로' 현장

정수영 기자I 2014.03.17 12:08:56

총 15km, 16차선 도로공사..하루 최대 1900여명 투입
랜드마크 조형물 100m 높이의 '아트 스케이프'도 공사

▲현대건설이 진행중인 카타르 ‘루사일 고속도로’ 공사 구간 가운데 오나이자 터널 구조물 공사 현장. 각종 난공사가 많아 세계 건설업계가 현재 이곳 공사에 주목하고 있다.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윙윙대는 굴삭기 소리와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불어오는 모래바람에 앞을 가늠하기 조차 힘들다. 눈을 찡그리며 차량에서 내리니 어느 샌가 취재진 앞에 낯익은 모습의 사람들이 다가와 있다. 검게 그을린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이들은 ‘현대건설’ 마크가 새겨진 작업모를 벗으며 한국에서 온 취재진을 반갑게 맞는다.

지난 10일 해외건설 현장 취재차 들은 중동 카타르의 신도시 ‘루사일’ 고속도로 공사 현장. 이른 봄인에도 한 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이곳에서 땀 흘리고 있는 한국건설 산 증인들을 만났다.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서 북쪽으로 40여분가량 차로 이동하면 만날 수 있는 신도시 루사일(Lusail). 이곳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의 개막전과 결승전이 열리는 메인 스타디움(루사일 아이코닉 경기장)이 들어서는 카타르의 대표적인 부촌이다. 왕궁과 각국 대사관, 복합 주거단지 등이 여기에 밀집돼 있다.

◇지하4층까지 건설하는 난공사..카타르 국왕 “현대를 믿는다”

현대건설이 이곳 루사일 신도시에서 도하의 신 중심인 알 와다(Al Wahda) 인터체인지까지 약 6km에 이르는 고속도로 확장공사를 한창 진행하고 있다. 이 공사는 2012년 5월 카타르 공공사업청이 발주한 약 12억 2000만 달러 규모의 총 연장 15.2km, 16차로에 달하는 대규모 공사다.3월 현재 공정률은 약 23%로 착공은 2017년 3월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이 공사에서 도로공사는 물론 랜드마크 조형물을 비롯해 고가도로·교차로, 교량, 박스형 터널·소형터널, 배수펌프장, 변전소 등 다양한 공종의 시설물을 종합적으로 설치하는 기술집약적인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지하 4층까지 도로와 경전철 터널을 뚫어야 하는 고난이도 공사다.

특히 신규도로 건설이 아닌기존 도로를 확장·개선하는 것이어서 상당히 까다로운 공사로 꼽힌다. 한 쪽으로는 현재 도로를 대체하는 임시 우회도로를 건설해 교통량을 수용해야 하고 고압전선 등 15종류에 달하는 지중물도 임시 이전한 후 새로 설치해야 한다.

▲루사일 고속도로 위치도 및 공사구간
현대건설은 월드컵을 앞두고 향후 카타르를 상징할 랜드마크 조형물 ‘아트 스케이프(Art Scape)’도 이곳에 짓고 있다. 높이가 100m나 되는 철제 아치(무게 500t)를 세우고 그 밑에 케이블로 무게 3000t 규모의 비지트 센터(Visit Center)를 달아야 하는 난공사다. 비지트 센터에는 영화관과 전망대, 케이블카 승강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현장을 책임지고 있는 하영천 소장(상무)은 “규모도 크고 기술적으로도 복잡한 세계에 유례가 없는 공사”라며 “카타르 국왕이 ‘현대를 믿겠다. 꼭 해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책임이 막중하다”고 말했다.

◇세계 건설업계가 주목..성공열쇠는 현대건설의 ‘도전정신’

현재 루사일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는 하루 최대 1900여명의 인원들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사환경은 악조건이다. 여름에는 한낮의 최고 기온이 50~60도를 넘는 중동 지역 특유의 더위에 더해 쉴 새 없이 부는 모래폭풍, 바다로 둘러싸인 카타르의 지형 탓에 습도까지 높다.

또 현재 현대건설이 공사하고 있는 지역은 왕궁이나 세계 각국 대사관·주요 복합단지 등이 모여 있는 카타르의 대표적인 부촌인 웨스트베이 지역에 있다. 이 때문에 본 공사에 앞서 250km에 달하는 각종 지중물 이전과 우회도로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협의해야 할 관계 기관만 25개, 받아야 할 인허가만 200여개에 이른다.

하지만 현대건설 특유의 ‘도전정신’은 어떤 난관도 뚫을 수 있는 최대의 무기다. 하 소장은 “세계 각국이 현재 이 공사를 주목하고 있다”며 “한국 대표 건설사로서 책임감을 갖고 성공적으로 공사를 수행해 카타르에서 대한민국의 건설 위상을 한층 높이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1982년 도하 쉐라톤 호텔 공사를 시작으로 카타르에서 총 50억 달러 규모의 11개 공사를 수주했다. 현재도 루사일 고속도로 공사 현장을 비롯해 5개 현장에서 총 28억 4000만 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향후 10년간 2000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인프라 공사 발주가 예상되는 만큼 이곳에서 다양한 공사경험이 있는 현대건설로서는 추가 수주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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