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또 산은 지원사격…은성수 "항공빅딜, 다른 대안 없다"

김인경 기자I 2020.11.27 10:38:07

"혈세 줄이고 고용유지, 합병 외 다른 대안 없다"
"한진칼 통한 지원은 지주회사법 탓..현실의 벽 때문"
전날 도규상 부위원장 이어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지원 발언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안에 대해 “다른 대안이 없다”라며 KDB산업은행 지원사격에 나섰다.

27일 은 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여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안 외에 다른 대안이 없느냐는 정무위 여당 측 간사인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혈세를 줄이고 고용을 유지하는 방법은 합병 이외 다른 대안이 없다고 채권단이 판단했고 국토부와 저희(금융위)도 그렇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아시아나가) HDC현대산업개발에 매각이 됐으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양사 체제로 갔을텐데, HDC현산이 매수 의사를 철회했고 다른 잠재적 수요자에게도 의사 타잔을 했지만 모두 안 한다고 했다”면서 “나머지는 독자생존인데 항공산업 위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고, 혈세를 양 사(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모두 집어넣을 수 없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대출 방식을 왜 선택하지 않고 한진칼의 보통주를 매수하는 방식을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대출은 빚이라 이자 부담도 있고 부채비율이 올라간다”면서 “주식이 재무건전성에 가장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은 위원장은 “경영진 하시는 분들(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약속을 잘 이행할 수 있을지 담보 수단이 필요했다”면서 “대출은 담보가 안된다. 주주로 참여를 해야 담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주식으로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아닌 한진칼을 통해 자금을 투입하는 이유에 대해서 “대한항공에 직접 지원하면 (지분이 희석되면서) 대한항공 모회사 한진칼의 (대한항공에 대한) 지분은 20%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지주회사법에 따라 한진칼은 (대한항공의)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서 “어쩔 수 없이 모회사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현실에 벽 때문에 그랬다”라고 했다. 공정거래법 상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 20% 이상을 보유해야하는데 현재 한진칼의 대한항공 지분율은 29.09%이다.

아울러 “이사아나에 자금을 투입하려면 부채비율이 올라간다. 아시아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기존 채권을 가진 사람들이 회수에 나서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면서 “아시아나에 자금을 투입하면서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금융위가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을 추진하는 산업은행에 대해 지원 사격을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은 현재 경영권 분쟁 중인 한진칼의 보통주를 사들이는 구조로 대한항공-아시아나의 통합을 추진중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강성부 펀드(KCGI)를 중심으로 한 3자 연합이 문제를 제기하며 지난 20일 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제기한 바 있다.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하면 합병은 무산된다. 결과는 다음달 1일 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도 전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에 대해 “국유화를 방지하고 효율적 관리를 통해 국내 항공산업의 조기 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알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사진=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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