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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석달 만에 흑자 전환…한은 "4월도 균형 수준"[일문일답]

하상렬 기자I 2023.05.10 10:38:08

한국은행, 3월 국제수지 잠정 발표
"상품·서비스 적자 축소되고, 본원소득 흑자 확대"
"4월 무역 적자 줄었다…계절적 본원소득 적자, 축소 전망"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우리나라 3월 경상수지가 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연속 적자 행진을 끊었다. 한국은행은 무역수지가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며, 4월 경상수지 역시 균형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10일 오전 서울 한국은행에서 신승철 경제통계국장이 3월 국제수지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10일 ‘2023년 3월 국제수지(잠정)’를 발표한 뒤 설명회를 통해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배경에 대해 신 국장은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의 적자 폭이 축소되고, 본원소득수지 흑자폭이 확대된 데 기인한다”며 “상품수지는 통관기준 무역수지가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이면서 적자폭이 다소 축소됐고,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를 중심으로 적자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승용차 수출이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천연가스, 원유 등 에너지 수입이 감소해 상품수지가 다소 개선됐다”며 “여행수지는 전월에 비해 출국자수는 감소하고 입국자수는 증가하면서 적자폭이 줄었다”고 덧붙였다.

10일 오전 서울 한국은행에서 신승철 경제통계국장 등이 3월 국제수지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다음은 신승철 국장, 김화용 국제수지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3월 경상수지 흑자 배경으로 본원소득수지 흑자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통상 4월엔 배당금 지급 영향으로 본원소득수지가 적자를 기록해 왔는데 올해 4월은 경상수지는 어떻게 전망하는가.

△(신승철 국장) 4월엔 통상적으로 외국인 배당 지급이 대규모로 있기 때문에 경상수지 악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그래서 상품수지가 얼마나 흑자를 보이냐에 따라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이기도하고 흑자를 보이기도 한다. 올해 4월의 경우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영성과가 다소 좋지 않아 지난해보다 배당 지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국내기업이 해외 현지 법인으로부터 들여오는 배당수입이 1분기(1~3월) 많이 들어왔고, 4월에도 많이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 법인세 개정 효과로 연간 전체로 배당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어느 정도 폭을 보일지는 시기적으로 차이가 날 수 있다. 따라서 4월 경상수지는 균형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월 경상수지 균형을 전망했다. 본원소득수지는 4월마다 약 30억달러 정도 적자가 났는데, 상품·서비스수지에서 그 정도 흑자가 난다는 것인가.

△(신승철 국장) 4월 통관 무역수지가 3월에 비해 20억달러 적자 규모가 감소했다. 추가로 반영하는 해외 생산부분 가공중개무역 등을 반영하면 상품수지는 좀 더 좋게 나올 것으로 본다. 서비스수지의 경우 여행수지를 중심으로 적자폭이 축소되고 있다. 본원소득수지는 해외 현지법인 배당 수익이 들어오는 게 예년 적자 수준을 완충할 것으로 본다. 이런 복합적인 부분이 작용해 경상수지가 균형에 가깝다고 추정한다. 본원소득수지 하나만 갖곤 전체 설명이 어렵다.

-법인세 혜택 효과가 하반기로 갈수록 없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신승철 국장) 해외 현지법인 배당수익은 법인세 개정으로 연간 전체로는 예년에 비해 많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 1분기에 실제로 많이 들어왔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2010년대부터 해외 직접 투자를 많이 해 해외 현지 법인으로 많이 나가 있는 상태이고, 상당 부분의 이익이 여전히 쌓여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언제 어느 정도 규모로 배당수익이 들어올지는 기업의 자금 사정이나 기업의 경영 전략, 환율 수준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기 때문에 예단하긴 어렵지만, 연간 전체로는 예년보다 많은 수준이 들어올 것이고, 꾸준히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

-법인세 개정으로 인한 배당수익 증가 효과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규모가 될 것으로 보는가. 배당소득 흑자가 이번 경상수지 흑자 전환을 이끌었다면, 감세 효과가 예상보다 컸던 것인지도 궁금하다.

△(신승철 국장) 해외 현지 법인으로부터 배당 수입이 연간 얼마나 들어올 것이냐는 예측하기 어렵다. 일단 기업의 자금 사정이나 전략, 환율 수준 등 여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년에 들어온 것보단 확실히 많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 1~3월 들어온 실적을 보면 역대 최대치 실적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남은 기간 중에도 추가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전체적인 상황을 보면 해외 현지 법인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선 현지 법인세율에 따라 법인세를 내고 국내로 가져올 땐 추가적인 세금을 냈다. 올 1월부터 추가적로 부과했던 부분을 부과하지 않는 쪽으로 개정했기 때문에 해외에 발생해서 현지에 남겨놨던 이익금을 국내로 들여올 요인들이 많아진 측면이 있다. 그 외에도 1분기 환율이 높았던 부분도 영향이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최근 기업들이 특히 반도체 업계나 이런 쪽으로 투자하고 있기에 투자 자금 수요가 필요했던 부분과 4월 대기업들의 외국인에 대한 배당금 지급 부분이 있어 배당 자금 수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1분기에 많이 들어왔고 4월에도 어느 정도 많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월에도 배당수익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는 구체적인 근거가 있는가.

△(김화용 팀장) 4월 해외 현지 법인으로부터 배당 수입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씀드린 것은 현재는 구체적인 숫자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자체 모니터링과 외환 전산망을 통해 모니터링 한 결과이다. 배당 들어온 내역들을 확인해 기업별로 내역을 보고 있다. 전년도 수익에 의한 것인지 유보금에 의한 것인지를 파악해 계속적으로 재투자 수익에서 차감하고 있다. 수익이 예전보다 지금 큰 편은 아닌 것 같다. 유보금 여부는 다 감안하고 있다.

-상품수지가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그래도 무역수지 적자가 계속되고 있고, 미국이나 다른 나라 경제 부진도 언급되고 있다. 상품수지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는가.

△(신승철 국장) 무역수지가 통관 기준으로 계속 적자이긴 하다. 1~3월 흐름을 보면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줄고 있고, 4월은 26억2000억달러 적자로 전월(-46억2000만달러)보다 20억달러 적자 규모가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부진, IT업종 부진 등 하방리스크는 남아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도 있기에 당분간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회복되는 부분이 뚜렷해질 가능성도 있다. 상품수지도 점차 그런 흐름을 따라가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하반기 갈수록 경상수지 회복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폭이 160억달러에 그칠 것이라며 기존 전망치보다 100억달러 이상 낮춘 바 있다. 주요 근거는 하반기 경기 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점이었는데, 한은은 이런 전망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나.

△(신승철 국장) 한은에서 2월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할 때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260억달러로 예상했다. 다만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기자설명회 때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런 부분과 최근 여건 변화된 부분이 반영돼 오는 25일 금통위 수정 경제전망이 발표되는데,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조정이 있지 않을까 보고 있다. 구체적인 숫자를 언급하긴 어렵다.

-1분기 경상수지가 기존 전망보다 낮게 나왔는지 궁금하다.

△(신승철 국장) 경상수지 전망을 반기 단위로 발표하고 있다. 한은 조사국의 상반기 전망치는 44억달러 적자로 예상했다. 1분기 적자 규모는 44억2000만달러로 상반기 전망치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다. 4월 경상수지가 균형으로 갈 것으로 보고 있고, 당분간 완만한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상반기 자체로 보면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다만 오는 25일 수정경제전망 발표에서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한 것은 대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성장률 하향 가능성이 있고, IT 경기 회복 시점과 중국 리오프닝 효과 등 2월 전망과 달라지는 부분이 있어 수정경제전망에서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 조정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언제쯤 가시화 될 것으로 보는가. 최근 한일 경제협력이 활발해지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는데, 일본 투자가 증가하면 경상수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지도 궁금하다.

△(신승철 국장)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당장은 안 나타나고 지연될 것이란 얘기들이 많다. 그 중 하나가 중국 관광객인데, 단체 관광객에 대한 허용 문제가 아직 지지부진하다. 최근 입국자 수가 늘고 있지만, 주로 동남아나 일본 쪽 중심으로 늘고 있다. 본격적으로 입국자 수가 늘어 여행수지 등 서비스수지 쪽에 도움이 되려면 중국 단체 관광객에 대핸 제재가 풀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과 일본 등 국제 정세에 따라 상품수지나 무역수지 쪽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 일본과의 관계계 개선으로 인해 지금 당장은 신규 투자 쪽보단 그간 화이트리스트 문제 같은 반도체 관련 주요 품목에 대한 제대가 완화됐기에 그런 쪽에서 무역이 활성화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상호 투자 부분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국제정세에 따라 상품, 무역수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는데, 현 정부 대(對)중정책 때문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는가.

△(신승철 국장) 우리나라 대중국, 대일본 정책 등 정치적인 효과로 해석하긴 곤란하다. 전체적으로 보면 미·중 무역갈등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한 공급망 재편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한다. 중국 중심의 공급 구조에서 미국 주도로 개편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 특히 반도체 부분이 무역수지가 안 좋게 나오고 있다. 정책논리 쪽으로 확대해 해석하기 보단 글로벌 공급망 재편, 지정학적 리스크 쪽으로 해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3월 기준 출국자와 입국자 수는 몇명인가.

△(김화용 팀장) 3월 입국자수는 80만1000명이고, 출국자 수는 137만200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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