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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노부부의 빛깔 고운 한복은 오래도록 가시지 않는 진한 여운을 남겼다. 살구색 저고리에 보라색 치마와 바지. 흰색 저고리에 파란색 하의. 위아래로 색깔을 맞춘 한복으로 마음을 표현하던 이들 부부의 모습은 마치 소중한 순간을 담은 한 장의 사진처럼 관객의 가슴에 남았다.
그 모습이 부러웠다면 이번 설 명절이 기회다. 새해 새달의 첫날. 소중한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기에 선과 색이 고운 한복만 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추석 MBC 드라마 ‘왔다 장보리’가 한복의 인기를 견인했다면, 올 설에는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커플로 한복을 입어 볼까 고민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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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술녀 한복 디자이너는 “한복의 아름다움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근원적인 미는 ‘여유로움’과 ‘단아함’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한복은 사람을 귀하게 보이게 한다. 그래서 품위를 갖춰 입어야 한다. 청바지 위에 치마를 대충 두른다거나, 고무신 대신 구두를 신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한복은 입는 행위 자체보다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행은 없는 것이 유행이다. 한복에도 ‘놈코어(Norm-core)’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놈코어’는 표준을 뜻하는 ‘노멀(Normal)’과 핵심을 의미하는 ‘하드코어(Hardcore)’를 합성한 신조어로 평범함을 추구하는 패션을 일컫는다.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디자인이 선호되고 있다.
저고리는 1~2년 전과 비교해 앞길과 뒷길이 모두 2~3cm 길어졌고, 치마는 신코가 살짝 보일 정도로 짧아졌다. 속치마의 부풀림이 줄고, 고름이 짧아지고, 소매폭이 좁아진 것 역시 ‘자연스러운 멋’이 강조되며 생겨난 변화다. 여기에 동정과 깃, 끝동은 약간씩 넓어지는 추세다.
한복 고유의 멋인 단아한 매력을 살리기 위해선 지나친 액세서리는 금물이다. 가락지나 노리개, 머리 꽂이 등 한복 장신구로 포인트를 주면 자신만의 개성을 한층 멋스럽게 드러낼 수 있다.
한복은 체형에 맞게 선택하면 신체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체구가 크고 통통한 사람은 저고리와 치마를 짙은색의 보색으로 대비해 입으면 좋다. 아담하고 날씬한 체형은 은은한 파스텔톤의 한복을 선택하면 귀엽고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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