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방역패스 중단 한달, 3차 접종 '4분의 1' 토막…오늘부터 어린이 접종 시작

양희동 기자I 2022.03.31 10:29:59

2월 하루 15만명 3차 접종→3월 4만명으로 ‘뚝’
오늘부터 5~11세 접종 시작…사전예약률 1%대
12세 1·2차 접종 3월 한달간 하루 200명 수준
0~9세 45% 코로나19 감염…접종 신뢰 깨져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정부가 이달부터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잠정 중단한 이후 하루 평균 3차 접종자가 전달 대비 ‘4분의 1’ 토막나며 접종 동력을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엔 하루 15만명 이상 3차 접종을 했지만 이달엔 4만명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또 만 5~11세 소아에 대한 백신 접종이 31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바로미터가 될 수 있는 만 12세의 3월 한달간 접종자 수는 하루 평균 200명 수준에 그쳤다. 0~9세 영·유아 및 소아들의 코로나19 감염률이 50%에 육박하고 있어 백신 접종의 필요성도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월과 3월의 하루 평균 3차 접종자 수 및 한달 접종자수 비교. (자료=질병관리청·단위=명)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이날 0시 기준 신규 1차 백신 접종자는 1167명(누적 4495만 348명·접종률 87.6%), 2차 접종 1250명(누적 4448만 4725명·86.7%), 3차 접종자 2만 5691명(누적 3271만 4951명·63.8%) 등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오미크론 변이 대확산에 따라 위중증 및 사망을 줄이기 위해 3차 접종을 연이어 독려하고 있지만, 방역패스 중단 이후 접종자는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3차 접종률은 2월 한 달간 8.3%포인트(53.1→61.4%) 늘었지만 3월엔 2.4%포인트(61.4→63.8%) 늘어나는데 그쳤다. 접종자 수도 2월엔 424만 8836명(하루 15만 1744명)이 3차를 맞았지만 3월엔 121만 1859명(하루 4만 395명)으로 71.5%나 급감했다.

특히 만 12세 어린이 접종은 전체 대상자가 12만 1196명(3월 31일 기준 생일 경과자)이지만 3월 1~30일 기준 1차 4423명(7868명→1만 2109명), 2차 2286명(3060명→5346명) 접종에 그쳤다. 2차의 경우 하루 76.2명 꼴로 접종하는 수준에 그치며 이 연령대 접종완료 비율은 4.4%에 불과하다.

오미크론 변이 대확산으로 3월 한달간 확진자가 996만 2383명(하루 32만 1367만명)으로 1000만명에 가까이 쏟아지면서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에 대한 신뢰가 깨진 결과로 풀이된다. 이로인해 사실상 추가적인 접종 동력은 되살아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화이자 소아용 백신. (사진=한국화이자)
정부는 이날부터 만 5~11세 소아에 대한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지난 24일부터 진행한 사전예약률은 1.3%에 불과하다. 이들 연령대는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 외에는 자율접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0~9세 영·유아 및 소아의 경우 다른 연령층 대비 감염 비율도 월등히 높은 상황도 접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령대의 감염률은 30일 0시 기준 44.5%(362만 4712명 중 161만 4780명)으로 사실상 2명 중 1명이 확진 또는 완치자다. 10만명당 확진자수도 4만 2942명으로 전체 평균 2만 4739명보다 73.6%가 더 많다.

방역당국은 이에 대해 백신 미접종과 집단생활 등 복합적 영향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FDA가 50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에 대한 4차 접종을 승인하면서, 우리 정부도 60세 이상 고령층에 대해선 4차 접종까지 고려하고 있다. 다만 치명률이 낮은 젊은층은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권근용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 접종관리팀장은 30일 백브리핑에서 “최근에 4차 접종 시행하고 있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고, 오늘 새벽에 미국 FDA도 50세 이상의 고령자와 면역저하자에 대한 4차 접종을 승인했다”며 “따라서 전반적인 외국 접종 동향을 고려해서 면역 저하자와 고령자를 통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전문가 분들과 함께 4차 접종의 필요성을 현재 국내 유행 상황 등을 보며 검토하고 있다”며 “50대 이하 등 젊은 연령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을 하는 나라는 없다. 국내에서도 이런 부분을 고려해 고령자를 중심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