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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차세대 HBM3E 세계 최초 양산…이달 말 납품 시작

김응열 기자I 2024.03.19 10:26:28

개발 7개월 만에 양산까지…엔비디아 공급 전망
대량양산 본격 시작…삼성·마이크론 추격 따돌려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인공지능(AI)향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하고 이달말부터 공급을 시작한다. 삼성전자(005930)와 미국 마이크론 등이 HBM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1위 지위를 수성하려는 SK하이닉스가 한 발 앞서가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의 HBM3E.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초고성능 AI용 메모리 신제품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이달 말부터 제품 공급을 시작한다고 19일 밝혔다. 지난해 8월 HBM3E 개발을 밝힌 7개월 만이다. 이 신제품은 엔비디아에 납품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HBM3에 이어 현존 D램 최고 성능이 구현된 HBM3E 역시 가장 먼저 고객에 공급하게 됐다”며 “양산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우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AI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AI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다중 연결(Multi-connection)하는 식으로 반도체 패키지가 구성돼야 한다. AI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 반도체 성능에 대한 요구 수준을 계속 높이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HBM3E가 이를 충족할 현존 최적의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자사 제품이 속도와 발열 제어 등 AI 메모리에 요구되는 모든 부문에서 세계 최고 성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이 제품은 초당 최대 1.18TB(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처리하며 이는 FHD(Full-HD)급 영화(5GB) 230편 분량이 넘는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AI 메모리는 극도로 빠른 속도로 작동해야 하는 만큼 효과적인 발열 제어도 중요하다. SK하이닉스는 이를 위해 신제품에 어드밴스드(Advanced) MR-MUF 공정을 적용하고 열 방출 성능을 이전 세대 대비 10% 향상시켰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공간 사이에 주입하고 굳히는 방식의 공정이다.

앞서 마이크론은 지난달 올해 2분기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의 H200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할 HBM3E(24GB 8단) 양산을 시작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 납품을 위한 대량 양산은 SK하이닉스가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류성수 SK하이닉스 부사장(HBM Business담당)은 “세계 최초 HBM3E 양산으로 AI 메모리 업계를 선도하는 제품 라인업을 한층 강화했다”며 “그동안 축적해온 성공적인 HBM 비즈니스 경험을 토대로 고객관계를 탄탄히 하면서 ‘토털(Total) AI 메모리 프로바이더(Provider)’로서의 위상을 굳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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