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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에도 실업률 역대 최저…해고보다 근로시간 조정한 기업들

하상렬 기자I 2024.01.18 10:52:01

한국은행, 금융·경제 이슈분석 발간
작년 실업률 2.7% '역대 최저'
"실업률 이례적 낮아…기업 생산량 대비 많은 고용"
"'인력난 우려' 기업들 노동 비축…낮은 실업률 기여"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작년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기업들이 근로자를 해고하는 대신 근로자의 근로시간을 조정하면서 경기둔화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사진=이데일리DB
한은은 18일 발간한 ‘금융·경제 이슈분석’을 통해 “2022년 이후 3%를 밑도는 실업률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는 경기와의 관계를 고려할 경우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통계청이 지난 10일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작년 실업자 수는 78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4만6000명(-5.5%) 줄었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2.7%로 전년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2000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치다.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분석 결과, 작년 1~3분기 중 실업률은 ‘오쿤의 법칙’(성장과 실업률 간 역의 관계)이 제시하는 수준보다 1.2%포인트 낮았다. 이는 기업들이 생산량 대비 많은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은 신규채용의 어려움으로 인력난을 겪는 기업들이 해고 대신 기존 근로자의 근로시간을 조정하면서 경기둔화에 대응하고 있는 영향으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최근 신규 실업이 크게 줄어든 반면, 초과 근로시간은 감소했는데 이러한 현상은 인력난이 심한 제조업에서 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즉 기업의 ‘노동 비축’이 낮은 실업률의 주요 요인인 셈이다. 고용분석팀이 실업률 감소를 실업으로의 유입(취업→실업) 감소와 실업에서의 유출(실업→취업) 증가로 나눠 분해해 봤을 때, 실업으로의 유입 감소 기여도가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실업률 변동 요인분해 결과, 2022년 2분기부터 작년 4분기까지 실업으로의 유입 감소 기여도는 92%로 과거 평균(71%) 수준에 비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고용분석팀은 “팬데믹 회복 과정에서 실업률이 큰폭 하락한 것은 기본적으로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노동수요가 늘어난 데 기인하나, 인력난을 우려한 기업의 노동 비축 행태도 낮은 실업률이 유지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출처=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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