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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청부살인' 의뢰한 10대에 돈만 챙긴 20대 집유...10대는?

박지혜 기자I 2024.04.19 10:57:33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부모를 살해해달라고 의뢰한 10대에게 돈만 받아 가로챈 2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6단독 신흥호 판사는 사기와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A(20)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사회봉사 160시간도 명령했다.

신 판사는 “피고인의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자와 합의도 못 했다”면서도 “반성하고 있고 과거에 다른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해당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
A씨는 지난해 1월 2일 부모와 전 남자친구를 살해해 달라고 연락한 B(16)양으로부터 70여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B양은 “청부 살인이나 장기 매매를 대신해주겠다”며 A씨가 인터넷에 올린 글을 보고 연락했다.

이 사건은 지난 15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 다뤄지기도 했다.

B양은 “평소 부모님의 압박이 심해 집에서 숨을 못 쉬겠다”, “헤어진 남자친구가 내 험담을 하고 나를 스토킹으로 고소하겠다고 말했다”는 이유로 살인을 청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3000만 원을 주면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며 “일단 있는 돈을 먼저 입금하라”고 요구했고, B양은 2차례에 걸쳐 몇십만 원을 보냈다.

그러다 B양은 “더는 돈이 없어 의뢰를 취소하겠다”고 했지만, A씨는 “이미 조선족(중국동포) 애들이 (너희 부모를) 찾고 있다”고 위협하며 취소를 거부했다.

그러면서 “돈을 보내지 않으면 장기 매매로 진행한다”며 “어떻게 해서든 (추가로) 30만 원을 보내지 않으면 네 신상을 다 뿌리겠다”고 협박했다.

B양은 고민 끝에 부모와 상의해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고, 경찰은 B양에 살인 예비죄를 적용했다.

검찰은 B양이 살인을 구체적으로 행하고자 하는 확정적인 인식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증거 불충분 불기소 처분했다.

살인죄는 사형이나 무기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해져 있고 살인 예비를 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올해 대법원에서 살인을 저지른 사람보다 살인 청부를 한 사람에게 더 높은 형량을 확정한 바 있다.

올해 2월 8일 제주 유명 음식점 대표를 청부살해 사건의 주범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는 제주도 내 유명 음식점 대표인 50대 여성을 살해해 달라고 청부한 혐의로 기소된 박모(56) 씨에게 무기징역을, 청부를 받고 살해를 실행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 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박 씨는 지난 2022년 12월 채무 관계로 얽혀 있던 피해자를 살해해 달라고 김 씨 부부에게 부탁했으며, 이에 따라 김 씨는 몰래 피해자의 집에 들어가 숨어 있다 피해자를 둔기로 살해하고 가방과 현금 등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각각 재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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