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격리의무 4주 연장' 이유는? "해제, 8.3배 추가 발생 가능"(종합)

박경훈 기자I 2022.06.17 12:21:32

주간 사망자 50~100명 기준, 지난주 113명 초과
유행예측 "향후 2~3개월 반등 않을지 여부"
"4주 뒤 상황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 예정"
물폭탄 콘서트·축제 "가급적 물 뿌리지 않도록 당부"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정부가 현재 유행상황이 ‘코로나19 확진자 7일 격리 해제’를 위한 기준에 들지 못했다며 4주 뒤에 다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격리 해제 시 8월 말에는 유지에 비해 확진자가 8.3배나 늘어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의 격리해제 여부 연장은 지난달 20일에 이어 두 번째다.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운영되고 있다. (사진=뉴스1)
“격리의무 전문가 TF, 다수 유지 의견”

김헌주 중앙방역대책본부 제1부본부장(질병관리청 차장)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격리의무 전환지표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때 일부 지표는 달성된 것으로 평가되나, 사망자 수 등이 아직 충분히 감소하지 않았다”면서 “유행 예측 결과 반등 가능성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격리의무 전환은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4주 뒤 격리해제 재평가 방침을 내놨다.

정부는 이날 격리 해제 핵심 지표로 △인플루엔자 사망자 수의 약 2배 범위인 일평균 사망자 10~20명 이하, 주간 사망자 수 50~100명 이하 △유행이 증가해도 격리 등 강화된 조치 없이 통상적인 치료로 관리 가능한 치명률 수준인 치명률 0.05~0.1% 등 2가지를 제시했다.

일단 지표상으로 치명률은 해제 범위 안인 0.07%(5월 기준)에 들어섰다. 그간 치명률 추이는 올 2월, 0.12% → 3월, 0.10% → 4월, 0.09% 등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하지만 사망자 수는 6월 2주, 113명으로 해제 범위 안에 들지 못했다. 앞서 5월 3주부터 주간 사망자는 250명 →5월 4주, 228명 → 6월 1주, 99명 등을 기록했다.

여기에 정부는 △유행예측 △초과 사망 △변이 바이러스 △의료체계 대응 역량 등 4가지 보조지표도 내놨는데, 이중 유행예측과 초과 사망 부분에서는 기준에 충족하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유행예측 기준은 ‘모델링 예측 결과 격리 준수율이 50% 수준에도 향후 2~3개월간 유행곡선이 반등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는지 여부’에 달렸다.

방역당국은 격리의무 7일 유지 시 감소세가 지속되며, 8월 말 낮은 수준의 재증가를 예상했다. 하지만 “격리의무 해제 시 7월부터 빠른 증가세로 전환돼 8월 말에는 유지 시에 비해 8.3배까지 추가 발생이 가능한 상황”이라는 게 방역당국 입장이다.

초과 사망 기준은 ‘초과 사망자 수가 과거 3년간 최대사망자 수 대비 5% 이내’ 인데, 지난 4월 기준 41.4%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앞서 지난 3월 초과 사망은 62.8%다.

방역당국은 전문가들의 의견 역시 격리 유지가 다수였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격리의무에 대해서 6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가 TF를 운영했다”며 “다수 의견은 ‘현 상황에서는 격리의무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회의에서는 △격리 의무 5일 단축 △3일 단축 △전면 해제 등이 함께 논의됐다.

당국은 핵심 지표 2가지, 보조 지표 4가지 모두가 기준 안에 충족해야만 격리를 해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지표 중에서 1%라도 미달성인 경우에는 격리를 그대로 유지를 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저희도, 전문가도 ‘과학적인 방식은 아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당시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검토를 해서 판단할 예정이다”고 언급했다.

격리 의무가 4주 연장되면서 생활지원비, 유급휴가비 등은 계속 지급된다. 앞서 재정당국은 계속되는 격리 의무로 인한 지원금 지급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8년 8월 3일 오후 서울 잠실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싸이 흠뻑쇼 SUMMER SWAG 2018’에서 객석으로 물쇼가 펼쳐지고 있다. (사진=뉴스1)
요양시설, 별도 제한 없이 면회 가능

한편, 당국은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취약시설 방역조치를 20일부터 추가로 완화한다. 먼저 종사자 선제검사는 종사자 피로감, 낮은 양성율(0.1%)을 고려해 현행 주 2회 실시해 온 유전자 증폭(PCR) 및 신속항원검사를 주 1회 PCR로 축소한다. 참고로 기존 4차 접종자, 2차 이상 예방 접종력과 확진 이력이 있는 경우는 선제검사를 면제해왔다.

앞으로 신규 입원·입소 시 1회로 PCR 검사 횟수를 줄이고, 음성 확인 후 바로 입원·입소하도록 개편한다. 대면 접촉면회도 완화한다. 앞으로는 별도 제한 없이 누구나 면회가 가능하도록 하고, 면회객 수도 기존 4인을 원칙으로 하던 것에서 기관 상황에 따라 결정할 수 있도록 변경한다.

지금까지 필수 외래진료 시에만 허용하던 입소·입원자 외출·외박 허용 범위도 확대한다. 4차 접종자 및 2차 이상 접종 후 확진 이력이 있는 경우 외래진료 외의 경우에도 외출·외박이 허용된다. 다만, 외출·외박 후 복귀 시 PCR 또는 신속항원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와 함께 방역당국은 ‘300톤 물폭탄’을 쏟아 붓는 가수 싸이의 흠뻑쇼와 같은 여름철 콘서트, 축제에 대해 “마스크가 젖게 되는 경우에는 조금 더 감염에 취약해지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물을 뿌리는 형태로 축제가 진행되지 않도록 각별한 당부의 말씀을 드리겠다”고 언급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