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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의협회장 당선인 "정치인들 직무유기…대통령 결단 필요"

이연호 기자I 2024.03.31 17:13:12

"갈등 상황 시 앞장서 해결하는 것이 바른 정치"
"필수의료 전공의들, 병원에 '내용증명' 보내 사직서 수리 요청 중"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반대해 전국의 의과대학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 등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이 대통령과 양당 대표들의 결단을 촉구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당선인(오른쪽)과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은 31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전국 16개 시도의사회 대표자 회의를 개최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전공의 집단 이탈) 사태가 한 달을 훌쩍 넘어갔기 때문에 더이상은 교수들도 버틸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대통령과 양당 당대표들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 당선인은 “어떤 갈등 상황이 있을 때 누구보다도 앞장서 그 부분을 해결해주는 것이 바른 정치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정치인들이 일종의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힘든 부분을 빨리 나서서 해결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필수 의료과를 전공하는 전공의들은 병원에 ‘사직서를 빨리 수리해 달라’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내고 있다”며 “월급도 안 나오는 상황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전공의들이 많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점은 (필수 의료는) 너무너무 힘든 일임에도 보람을 갖고 일을 하던 사람들이 다시는 현장으로 절대 돌아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갖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당선인은 방재승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등 교수단체와도 긴밀히 소통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교수들이 너무 탈진한 상황”이라며 “교수들도 더이상은 들고 있는 짐이 너무 무거워서 손을 놓을 수 밖에 없는 위기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또 “광화문 거리에 갔는데 보건복지부가 굉장히 큰 전광판에 ‘의사는 환자 곁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합니다’ 라고 적어 둔 것을 봤다. 보건복지부에 하고 싶은 말은 그것을 알면서 왜 의사들을 환자 곁에서 떠밀었는지, 왜 (환자) 곁에 있을 수 없게 했는지 그런 부분”이라고 했다.

정부의 2000명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대해 임 당선인은 “정부에서는 의대 정원에 대해서는 양보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주제가 의사 정원 문제인데, (2000명 증원이) 확고한 원칙이라고 하면 이는 ‘협상할 의지가 없다’는 말과 같다”며 “이런 자세를 취하면 의사들은 대화의 현장에 진지하게 다가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임 당선인은 의사들의 진정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의사들은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이 사태가 하루 빨리 해결돼 아픈 환자들 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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