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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트리스 대중화 주역 "과학도 게임처럼 친숙하게"

강민구 기자I 2023.07.12 11:25:15

[인터뷰]행크 로저스 테트리스 컴퍼니 설립자
기후변화 대응 게임 만들어 사람 행동 변화 목표
지속 가능한 지구 만들기 위해 우주, 환경 등 사업
"한국과도 ESS 비롯해 접점 확대하겠다"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테트리스를 대중화한 경험과 게임 철학을 살려 기후 대응 게임도 앱으로 만들고 있어요. 사람들이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하면서 친환경 활동의 필요성을 느끼고, 다른 이의 참여도 장려하게 하려고요. 과학은 더 친숙하게 다가가야 합니다.”

행크 로저스 테트리스 컴퍼니 설립자는 지난 6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친숙한 과학을 강조했다.

행크 로저스는 네덜란드계 게임 개발자로 최근 ‘애플TV플러스’에서 공개한 영화 테트리스의 주인공이다.

지난 1988년 세계 최대 전자 제품 박람회인 CES에서 테트리스 게임의 매력에 흠뻑 빠져 일본에 테트리스를 유통할 판권을 사들여 게임 대중화를 이끌었다. 이후 테트리스를 개발한 구소련의 프로그래머 알렉세이 파지트노프와 함께 테트리스 게임 판권을 보유한 테트리스 컴퍼니까지 설립했다. 게임 사업가로 널리 알려졌지만, 그는 우주 기지 건설, 지구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다.

행크 로저스 국제 달기지 연합체 설립자.(사진=국제 달기지 연합체)


행크 로저스는 “바둑을 좋아해 관련 게임을 개발했는데 테트리스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며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오락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관심을 뒀고, 대중이 좋아하도록 게임을 설계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에는 우주, 환경 분야로 관심을 넓히고 있다. 우주, 환경, 과학이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업종간, 기술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지구와 인류가 지속 가능성을 회복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행크 로저스는 전 세계적인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2045년까지 지구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본인이 구축한 연합체를 중심으로 해결하기 위해 힘쓰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를테면, 그가 과학자, 교육자, 기업가로 구성된 ‘국제 달기지 연합체’를 이끄는 게 대표적이다.

여기서는 달기지 훈련, 달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의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우주 기지 건설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극한 환경에서 대처할 경험을 제공한다. 닐 암스트롱에 이어 달착륙 ‘2인자’로 알려진 버즈 올드린 우주비행사도 동참하고 있다.

아울러 2045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추진하는 미국 하와이 주 정부 계획에 맞춰 재생에너지 공급기업을 설립해 전력을 공급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재생에너지 저장에 필요한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개발하고,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스탠다드 그래핀 같은 국내 기업과의 협력도 모색 중이다.

행크 로저스는 한국에 대해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를 비롯한 과학조직과 산업체가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어 앞으로 달기지 건설, 차세대 배터리 구축 등에서 협력할 부분이 많다고 했다.

그는 “한국은 인구에 비해 과학자, 기술자들이 많다”면서 “그동안 무라타, 소니 등 일본 기업과 주로 협력해 왔는데 앞으로 한국과도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환경친화적인 배터리를 써서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라며 “(지구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찾아 행동해야 한다. 과학기술은 많은 사람이 어렵다고 느끼기 때문에 쉬운 용어로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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