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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사정 타이트한 4분기…"강력한 추가 안정책 필요"

권소현 기자I 2022.10.21 10:46:14

신영증권 "한번 무너진 신뢰 되돌리기 어려워"
코로나 때처럼 적격담보증권 전향적 확대 고려할만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자금시장 경색을 풀기 위해 금융당국이 여러 조치를 내놨지만,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데다 연말로 다가가면서 자금 사정이 더 타이트해지는 시기인 만큼 좀 더 강력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경록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21일 “강원도의 지급보증 적시불이행 사태 이후 크레딧 시장이 가파른 약세를 보이고 있고 단기자금시장을 중심으로 자금경색 우려가 심화하고 있다”며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증권사 유동성에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 금리변동성 확대, 환율 급등과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크레딧 채권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고 금리인상 기조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단기자금시장이 특히 어려웠던 상황에서 레고랜드 사태 이후 단기자금시장은 급격하게 악화됐다.

회사채는 발행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주 SK렌터카는 1.5년물 400억원 모집에 100억원만 모여 미매각이 발생했고, 결국 제시한 금리 상단에 300억원으로 감액해 발행했다. 2년물에서는 400억원 모집에 430억원 모였지만 제시금리 상단에서 발행했다. JB금융지주 2년물과 3년물 모집에서도 미매각이 발생했고 한진도 300억원 모집에 10억원 들어오는데 그쳤다.

이 애널리스트는 조달시장 수급이 녹록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전채 대규모 발행은 여전히 진행형이고 은행들도 여러 이유로 자금조달에 애쓰고 있다는 것. 대기업들은 은행을 통한 현금확보에 전념하고 있고 부동산PF 보증이 많은 증권사들도 선제적인 자금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전일 은행권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정상화 기한을 6개월 늦춰주고 채권시장안정펀드를 가동해 1조6000억원 규모로 우량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사들이겠다는 안정책을 내놨다.

이 애널리스트는 “기업을 넘어 금융기관까지 현금확보가 우선시되는 것 자체가 정상적인 금융시스템 상황이 아니라는 의미”라며 “한번 무너진 심리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좀 더 강력한 추가 안정책이 나와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은행권에서 은행채 적격담보로 인정해줄 것을 요청했는데 2020년 코로나 당시처럼 적격담보증권의 전향적 확대 조치도 고려할 만 하다”며 “연말을 앞둔 4분기여서 공연히 사태가 악화될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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