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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안착 성공했지만, 아직은 갈 길 먼 카카오TV

유태환 기자I 2020.09.27 16:07:04

新 체제 한 달 만에 채널 구독 100만→300만
Z세대 겨냥한 '연애혁명' 매회 차 수백만 뷰
앱 설치 없이 영상 보면서 카톡 등 멀티 가능
아직 유튜브 벽 높아 "콘텐츠 질 유지가 변수"

지난 1일부터 카카오TV를 통해 공개되고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 론칭작. (사진=카카오M)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카카오TV가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하고 새로운 체제로 개편한 지 약 한 달간 초반 안착에 성공했다. 1020을 겨냥한 숏폼 킬러 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연애혁명’은 매회 차 조회 수가 100만 건을 넘기고 있고 카카오톡을 하면서 영상을 볼 수 있는 기능 등도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국내 무료 동영상 시장을 장악했다고 할 수 있는 유튜브 등 해외 플랫폼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다.

연내 25개 콘텐츠, 타이틀 350여편 제작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M이 제작해 카카오TV를 통해 공개 중인 각종 오리지널 콘텐츠들은 조회 수가 수십만에서 수백만건을 기록하면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 중에서도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의 모토인 ‘모바일 오리엔티드’를 상징하는 연애혁명과 ‘페이스아이디’는 새로운 영상이 공개될 때마다 화제에 오르고 있다.

1990년대 초중반 이후 출생자인 Z세대를 겨냥한 연애혁명은 20분 남짓한 1회차에 기승전결 내용을 녹여내면서 최대 인기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가수 이효리의 일상을 모바일 가로화면에 맞춰 보여주는 페이스아이디도 화제성 면에서는 연애혁명에 못지않다는 평가다. ‘가짜사나이 시즌2’의 예고편 격인 ‘에피소드 0’도 지난 24일 오후 8시 공개된 지 만 3일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이미 조회 수 45만회를 돌파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카카오TV는 연내 이런 오리지널 콘텐츠 25개, 타이틀 350여편을 제작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아직 드라마 등의 라인업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추가 공개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카카오TV의 가장 든든한 배경은 역시나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다. 현재 카카오TV는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 탭에서 영상을 볼 수 있다. 카카오TV 영상을 보다가 카카오톡 메시지가 오면 영상을 보면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용자들의 반응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말까지 기존 카카오TV의 카카오톡 채널 친구는 100만명 수준에 머물렀는데 약 한 달 만에 구독자가 300만명을 넘어섰다.

카카오톡을 하면서 카카오TV를 시청할 수 있는 기능 예시. (사진=카카오M)
“카톡 연계 기능, 확장성에 절대적 영향”

이런 급성장 추세에도 아직까지 유튜브를 대표로 하는 해외 플랫폼의 벽은 다소 높아 보이는 게 현실이다. 카카오TV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공개되기 이전이기는 하지만 앱분석 업체 와이즈앱이 공개한 ‘6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이용한 동영상 앱’은 유튜브, 틱톡, 넷플릭스, 웨이브, 아프리카TV, 트위치 순이었다.

상위 6개 앱의 총 9억 6200만 재생 시간 중 유튜브는 총 8억 6400만 사용 시간을 기록해 89.8%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나타냈다. 네이버TV와 카카오TV는 상위권 순위 자체에 들지 못했는데 카카오TV가 앱보다는 카카오톡과 연계한 영상 시청 기능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런 현실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정보기술(IT)과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업계 등에서는 카카오TV의 향후 성장세 지속 여부에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 유지와 카카오톡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지금 수준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향후에도 계속 공급할 수 있느냐가 카카오TV 이용 지속을 결정할 것”이라며 “사실 경쟁사 입장에서는 반칙이라는 생각까지 들게 하는 카카오톡 연계 기능도 확장성에 절대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수익성 역시 결국 오리지널 콘텐츠 파급력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현재 카카오TV는 별도의 프리미엄이나 유료 서비스는 없지만 영상을 보려면 광고를 시청해야 한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카카오TV의 공격적인 콘텐츠 제작과 론칭에 따라 제작 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훼손 우려가 존재한다”면서도 “광고와 판권 매출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수익과 비용에 대한 회계 인식이 결정되면 카카오의 수익성이 훼손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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