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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볼쇼이발레단 내한 취소에 "문화 배척 희생양" 비난

장병호 기자I 2024.04.21 21:13:48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논평
연이은 러시아 발레 취소에 '비우호적 행동'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러시아 정부가 자국 볼쇼이발레단의 내한 갈라공연이 최근 취소된 것과 관련해 “러시아 문화 배척의 희생양”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지난 16~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발레앤모델 슈퍼 발레 콘서트’(왼쪽) 포스터. 오른쪽은 원래 공연 제목인 ‘볼쇼이 발레단 갈라 콘서트 2024 인 서울’ 포스터. (사진=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 발레앤모델 SNS)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논평으로 볼쇼이발레단 내한공연 취소를 언급하며 한국의 정치 상황과 러시아 문화 배척의 다음 희생양이 됐다”고 밝혔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앞서 지난달 관객 안전보장을 이유로 취소된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의 내한공연 ‘모댄스’도 언급하며 연이은 한국의 러시아 발레 공연 취소를 ‘비우호적인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두 프로젝트 모두 대한민국 수도의 문화생활에서 주목할만한 행사가 됐을 것”이라며 “러시아 예술가들의 공연이 어떤 식으로든 대한민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을 리 없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러시아 내에서 한국 문화를 배척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한국에서 러시아 문화를 ‘배척’하려는 분위기가 계속해서 속도를 낸다면 우리는 확실한 대응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볼쇼이발레단 수석 무용수들은 지난 16~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최하려던 ‘발레앤모델 2024 슈퍼 발레콘서트’에 출연할 예정이었다.

당초 이 공연은 ‘볼쇼이’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그러나 현 볼쇼이 극장 총감독이 ‘친(親) 푸틴’으로 분류되는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공연기획사 측은 민간 교류를 강조하며 공연명을 변경했다. 그러나 출연 인원이 절반으로 줄고 프로그램 내용까지 변경되면서 세종문화회관 측이 내규에 따라 공연 변경 심사를 진행했고 대관 부결을 결정하며 사실상 공연이 무산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게르기예프와 함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발레리나 자하로바의 공연 ‘모댄스’가 주한우크라이나대사관 등의 반발로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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