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석문산단內 불산공장 입주 추진에 지자체·환경단체·주민 강력 반발

박진환 기자I 2020.09.24 09:12:07

렘테크놀로지, 충남 금산공장을 석문산단에 이전 추진
환경단체·주민 "금산서 3년간 4차례사고…위험떠넘겨"
당진시, 중기부·산업단지공단·LH 등에 입주 반대 표명

충남 당진시 석문면 지역주민들이 램테크놀러지의 석문국가산업단지 입주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게첨했다. 사진=충남 당진시 석문면 주민대책위원회 제공


[당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충남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에 한 불산공장이 입주를 추진 중인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와 환경단체, 지역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입주를 반대하고 있다.

불산은 무색·무취의 자극성 액체로 19.5℃에서 기화되며, 피부나 점막을 강하게 침투하기 때문에 인체에 치명적인 고독성 물질로 알려져 있다.

충남 당진시, 당진환경운동연합, 석문면 지역주민 등에 따르면 반도체용 화학제품 제조업체인 렘테크놀로지㈜는 충남 금산에 있던 기존 공장을 이전하기 위해 지난해 8월 한국산업단지공단에 석문국가산단 입주를 신청했다.

램테크놀러지는 석탄화학계 화합물 및 기타 유기 화학물 제조업과 기타 기초 무기 화학물질 제조업체이다.

생산품은 고순도 불산(액체), 고순도 무수불산(가스), 암모니아수, BOE(산화막 식각액), 인산 등이다.

이 회사는 내년 가동을 목표로 300억원을 투입해 석문국가산단 내 부지면적 2만 3948㎡에 건축면적 1만 2264㎡ 규모의 생산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당진시는 지난해 8월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반대 의견을 보냈다.

이어 같은해 9월 기획재정부가 개최한 투자지원카라반에 참여해 중소벤처기업부,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산합동방재센터 관계자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석문산단 입주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산업단지공단은 올해 1월 당진시와 램테크놀러지㈜에 입주가 적격하다는 의견을 통보했고, 램테크놀러지㈜는 지난 3월 소유권을 이전하며, 석문산단 토지등기를 완료했다.

이에 대해 지역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은 안전성 등을 이유로 입주를 반대하고 있다.

당진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통해 “램테크놀러지는 금산에서 2차례 불산 누출 사고를 포함해 3년간 모두 4차례 사고를 냈다”며 “우리는 2012년 경북 구미산단에서 불산이 누출돼 수천명이 호흡곤란 등 고통을 겪었고 가축이 희생된 것을 기억한다. 램테크놀러지처럼 공장을 옮겨 화학사고 위험을 다른 지역으로 떠넘기는 것은 환경정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진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화학사고 위험을 줄이려면 화학물질 이동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램테크놀러지는 수요지와 무관한 석문산단 입주를 추진할 게 아니라 수요지인 반도체 산업단지나 그 인근에 입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석문면 주민들은 “금강유역환경청도 여러차례 불산을 누출한 램테크놀러지가 화학물질 관리법을 위반한 사실을 적발해 검찰에 고발하고, 행정처분을 내렸다”면서 “램테크놀러지는 2016년 공주 탄천산단 토지 매입까지 했지만 이를 철회하고, 백지화했다. 당시 공주에서는 불산공장 공주시 이전저지 범시민단체대책위와 공주시의회가 불산공장 이전반대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런 우려를 업체뿐만 아니라 관계기관에게 전달하기 위해 당진시와 함께 입주계약 허가기관인 한국산업단지공단 충청지역본부장 및 당진지사장과 면담을 요청해 입주반대 의사를 분명히 전달했다”며 “당진시도 지난 7월 지역주민들이 우려하는 환경문제와 갈등을 사전에 해소하기 위해 ‘입주심의위원회’ 구성을 한국산업단지공단과 석문국가산단 시행사인 LH에 건의했지만 법적인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참여를 꺼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석문면 지역주민들은 석문산단 내 불산공장 입주 반대와 관련된 온라인서명 시스템을 구축해 3만명을 목표로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또 램테크놀러지 금산 공장 및 용인 본사와 한국산업단지공단 인근 3곳 (대구 본사, 천안 충청지역본부, 석문국가산단 내 당진지사)에 불산공장 입주반대 플래카드를 걸었으며, 향후 산업통상자원부 등 중앙부처에도 게첨할 예정이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