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현장에서]이케아코리아 잇단 악재..소통이 필요해

이지현 기자I 2014.11.18 10:14:27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내달 국내에서 처음 문을 여는 이케아가 잇따른 구설에 휘말리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시급 논란에 이어 한국 호갱 논란, 일본해 논란 등 사회, 경제 문제를 넘어 이제는 정치적 문제까지 번지며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이케아 스톡홀름 매장
첫 논란은 시급이었다. 이케아코리아가 주휴수당(유급휴일수당)을 포함한 최저 시급을 9200원으로 고지하자, 일각에선 7000원대 시급을 부풀리기 위해 주휴수당을 포함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때만해도 여론은 나쁘지 않았다. 정규직·비정규직 모두 동일 처우에 임금 체계도 동일하다는 얘기에 복지국가 스웨덴의 일자리 문화가 한국 노동 현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바라는 이들의 따뜻한 시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상황이 심각해 보인다. 지난 13일 오픈한 이케아 공식 홈페이지에 8600여 제품의 가격이 공개되며 일부 제품의 판매 가격이 다른 국가들보다 최고 1.6배 비싸게 책정된 사실이 발견된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저가 전략을 펴면서도 한국에서는 비싸게 파는 건 이케아가 한국 소비자를 우습게 여기는 것 아니냐며 ‘한국은 호갱(호구 같은 고객이라는 뜻의 은어)’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삽시간에 퍼졌다.

품질 좋은 저가 제품이 국내에 들어와 국내 생활용품 시장 판도를 바꾸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며 이케아에 대한 긍정적 여론은 부정적으로 돌아섰다. 여기에 최근에는 이케아 장식용 세계지도에서 동해를 ‘East Sea(동해)’나 ‘Sea of Korea(한국해)’ 등으로 함께 적지 않고 ‘일본해(Ses of Japan)’로만 표기한 사실이 발견돼, 정서적 반감까지 커지고 있다.

이례적으로 이케아코리아는 논란이 제기된 지 하루만에 참고자료를 내고 “이미 이케아 글로벌 내에서 심각하게 고려하여 논의해 왔고, (제품 총괄 컨트롤 타워인) IOS(이케아 오브 스웨덴)에서도 해당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미 타오른 성난 민심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알고도 그대로 판매를 계속했다며 못 믿을 기업이라는 이미지마저 더해지고 있다.

이같이 여론이 악화된 이유는 뭘까. 그동안 이케아는 현지 가정방문을 통해 현지 생활문화를 파악하는 데 집중해 왔다고 강조해 왔다. 연초에도 이케아 본사 디자인 책임자가 한국 가정 방문을 통해 한국 생활을 엿보고 돌아갔다. 여기서 이들은 빠뜨린 게 있다. 어떤 물건을 팔면 잘 팔릴까가 아니라 현지 정서나 여론을 먼저 살펴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를 먼저 파악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하자면 이케아 본사와 한국 법인인 이케아코리아의 장거리 소통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일이 생길 때마다 이케아코리아는 본사와 논의 중이라는 답만 했다. 한국에서 즉답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건지, 아니면 일일이 본사의 재가를 받고 움직여야 하는 시스템의 문제인지 알 수 없다. 시급 논란은 국회 국정감사에서까지 다뤄졌지만, 이케아가 최종 답변을 내놓기까지 25일이나 걸렸다. 이번에는 얼만큼의 시간이 걸릴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