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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일어난 일…4살 때부터 교사인 아빠가 벌인 성폭행"

이선영 기자I 2022.02.15 10:28:15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네 살 때부터 친아버지에게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당했다는 20대 여성이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아버지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14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네 살 때부터 성폭력을 저지른 친아빠를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됐다. 해당 청원은 게시된 지 하루도 안돼 1만 명 이상이 동의했으며 15일 오전 10시 기준 1만5553명이 동의했다.

청원인 A씨에 따르면 교사인 그의 아버지는 A씨가 어린 시절부터 매일 술을 마시고 가전제품이나 의자를 집어 던져 유리창을 깨는 등 가족들을 대상으로 가정폭력을 했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A씨 아버지는 친딸인 A씨를 상대로 성폭력까지 저질렀다. A씨는 “네 살 무렵, 부친과 나만 집에 있던 날 아버지가 내 몸과 성기 주변을 만졌다”며 “그런 일은 연례행사처럼 반복됐고 해가 갈수록 수위가 높아졌다. 부모님이 크게 싸운 날 어머니가 언니 방으로 가면 아버지는 내 방으로 왔다. 그리곤 내 위로 올라와 몸과 성기 주변을 더듬었다. 그럴 때마다 난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했다.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 빌었다”고 털어놨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 밖에도 A씨 아버지는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있는 A씨를 “도와준다”면서 성기 주변을 만지고 유사 성행위를 했다고 한다.

A씨는 “2019년에는 아버지로부터 폭력과 함께 ‘죽여버리겠다’는 폭언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 일로 집을 나오게 된 A씨는 이후 성폭력 상담소와 상담을 통해 아버지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결심했고, 지난해 아버지를 고소했다.

그러나 경찰은 불송치를 결정했다. A씨는 “경찰이 제대로 조사도 하지 않고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며 “경찰이 선임해 준 국선변호사도 미온적으로 대응했다. 아버지를 처벌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고소 후에 아버지에 대한 조사는 오랫동안 이뤄지지 않았고, 연락도 잘 되지 않았다. 겨우 연락이 돼도, 담당 수사관은 ‘피의자가 바쁘다고 하셔서 조사가 미뤄졌다’고만 했다”며 “또 ‘아무리 구체적이어도 그렇게 오래된 기억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고도 했다”고 성토했다.

이어 “나는 어릴 적 당한 폭력의 영향으로 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다. 내게 씻을 수 없는 피해가 남았는데 왜 가해자를 벌할 수 없는 것이냐”라며 “분명히 일어났으며 20대 후반이 된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 나를 악몽 속에 살게 하는 그 일이 재판장까지 가지조차 못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국선변호사에게서도 어떠한 법률적 조언을 구할 수 없었다. 추가 조사에도 동행하지 않으려 하셔서 설득을 해야 했다”며 “나는 충분한 조사와 법의 보호를 받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어린 내게 끔찍한 성폭력을 한 아버지를 재판장에 세울 수 있도록 도와달라. 다시 시작될 수사에서 충분한 절차를 통해 사실을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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