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I, 중흥과 MOU 체결…대우건설 매각작업 본격화

김나리 기자I 2021.08.01 15:22:59

중흥, MOU 체결 후 이행강제금 500억도 납부
KDBI "법적 문제 없어…대우 노조 만남도 추진"

[이데일리 김나리 기자]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KDBI·지분 50.75%)가 중흥그룹과 대우건설 인수·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인수작업은 정밀실사 등 후속 절차를 거쳐 빠르면 연내 마무리될 전망이다. KDBI는 인수를 반대하는 대우건설 노조 측과의 만남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사진=대우건설)
1일 KDBI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 30일 중흥그룹과 대우건설 인수 관련 MOU를 체결했다. 지난달 5일 중흥그룹이 KDBI가 내놓은 대우건설 주식 2억1093만1209주(50.75%)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약 한 달 만이다. 추정 인수금액은 2조원대 초반이다.

중흥그룹은 KDBI에 500억원의 이행강제금도 납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행강제금은 매각 불발 사태를 막기 위한 장치로, 인수금에는 포함되나 중간에 인수를 포기할 시에는 돌려받지 못한다.

MOU 체결을 마친 중흥그룹은 이후 확인실사, 주식매매계약(SPA), 기업결합 신고 등 후속 작업을 신속하게 거쳐 빠르면 연내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인수작업이 순탄하게 완료될 경우 대우건설은 산업은행에 넘어간 지 10여년 만에 새로운 주인을 찾게 된다.

대우건설 노동조합이 이달 중순 파업을 예고하는 등 매각에 강력 반대하고 있지만 이번 거래가 무산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법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는 게 KDBI 측 설명이다.

앞서 KDBI는 지난 6월 본입찰이 마감된 이후 입찰에 참여했던 중흥그룹과 스카이레이크 컨소시엄으로부터 인수가격과 비가격 조건 등을 조정한 수정안을 다시 받았다. 이 과정에서 우협대상자로 선정된 중흥 측이 처음 제시했던 2조3000억원보다 더 낮은 2조원 초반대로 인수가격을 낮춘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조 측은 이와 관련해 위법, 배임 의혹 등을 제기했다.

그러나 KDBI 측은 “입찰 안내서에 명시된 절차에 따라 제안서에 있던 가격, 비가격 요인을 일부 조정한 것”이라며 “KDBI가 산업은행의 자회사이긴 하지만 국가계약법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번 대우건설 매각은 입찰공고와 예비입찰 절차 등도 없이 진행됐다.

산업은행이 이번 대우건설 매각 절차를 살피는 것도 원론적인 차원에서의 점검이라는 입장이다. 통상적으로 매각 절차 등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지 들여다보는 수준이라는 게 KDBI측의 얘기다.

아울러 KDBI 측은 향후 대우건설 노조와의 만남 가능성도 열어뒀다. KDBI 관계자는 “추후 노조 입장을 더 듣고 만남을 추진하는 등 노조 문제도 조율할 예정”이라며 “사안별로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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