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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박사방 조주빈, 성도착증 아닌 돈 때문에..."

박한나 기자I 2020.03.24 09:23:16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이라는 비밀 대화방을 운영하며 성착취물을 제작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일명 ‘박사’의 신원이 알려지면서 그에 대한 분석이 나왔다.

밀 대화방을 운영하며 성착취물을 제작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일명 ‘박사’의 신원이 23일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미성년자 등을 유인해 성 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하고 이를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는 조주빈(25)씨로 드러났다. 그는 수도권 한 대학에서 학보사 기자로 활동했고 봉사활동에도 참여하는 등 평범한 대학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그야말로 이중적이다. 이 사람의 세계관은 아주 반반으로 나뉘어서 아마 행동을 했을 것”이라며 “오프라인에서의 친사회적인 그런 자신의 모습과 온라인에서의 끔찍한 어떻게 보면 포식 동물 같은 그런 피도 눈물도 없는 그런 잔인한 모습도 한편으로는 존재했다”고 말했다.

또 “그런 잔인함이 발휘되는 근거는 사실은 돈 때문이라고 봐야 되겠다. 범죄 수익이 100억대(로 추정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론 집에서 1억 몇천만 원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경찰은 발표했지만 사실은 온라인상에서 얼마큼 지금 금전 거래가 이루어졌는지 아주 철저하게 범죄 수익을 다 찾아 내야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약 1만명이면 100만원 씩이라고 해도 100억”이라며 “단기간에 그 정도의 범죄 수익을 낼 수가 있겠구나 하는 걸 터득했다면 아마도 애당초에 성도착증 환자 등이기 보다는 합리적 선택에 의해서 이런 인생을 살기로 작정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죄의식이 처음 어느 순간에는 있었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더이상 죄의식 같은 건 느끼지 않았을 것. 아마 온라인 공간상에서 여성을 비하하고 여성을 도구화하고, 그들이 생명체라고 애당초에 생각을 안 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무슨 애니메이션이나 캐릭터 정도의 수준으로 취급을 하면서 노리갯감으로 얼마든지 학대를 해도 고통을 나는 일단은 나는 일단 느낄 수 없으니까 그들도 고통을 안 느낄 거다. 이렇게 편의적으로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고도 했다.

한편 ‘n번방’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이 교수는 “우리 사회 아이들이 특히 사이버 공간에서 여러 가지 불법적인 유인에 대해 무방비고 누구나 당할 수 있는 피해라는 걸 알게 되는 사례”라고 했다.

또 갑작스러운 상황에 몰리면서 피해자들이 벗어날 방법을 찾지 못 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 교수는 “외상 후 스트레스 환자들은 일종의 터널 비전 같은 게 생긴다. 터널에서 사실은 옆이 안 보이지 않나? 깜깜하기 때문에. 나가는 구멍만 보이는 것. 내가 이 구멍을 나가려면 이 음란한 또는 가학적인 영상만 찍으면 끝난다고 하니 그것이 결국은 해결안이 될 수도 있겠다. 이런 착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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