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주 만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를 다시 소집하고 최근 경제운영 전반 실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내년 1월 예정된 제8차 당대회 준비 상황을 점검하던 중에 나온 질책이다. 북한은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해 등 ‘3중고’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30일 보도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9일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노동당 제8차대회 준비정형을 청취, 해당한 대책을 세울 데 대한 문제를 토의·연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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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경제지도기관들이 맡은 부문에 대한 지도를 주객관적 환경과 조건에 맞게 과학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으며 주관주의와 형식주의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실태에 대하여 심각히 비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27일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물가 상승과 산업가동률 저하 등 경제난 속에서 거물 환전상을 처형했다고 전해, 이번 회의에서 민생과 당면한 경제난의 문제점들이 지적됐을 것으로 보인다.
또 “경제사업에 대한 당적 지도를 개선하고 당면한 경제과업 집행을 위한 중요문제들”을 논의하고 ‘중요 결정들’을 전원일치로 채택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회의에서는 당 사상사업을 개선하기 위한 일부 조직 개편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혁명 발전의 요구에 맞게 당 사상사업 부문을 개선·강화하기 위하여 해당한 문제들을 심의했다”라며 관련 ‘조직 기구적 문제’가 승인됐다고 설명했다.
내년 당 대회를 앞두고 진행 중인 80일 전투의 중간점검도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당의 경제정책 집행을 위한 작전과 지휘에서 과학성을 철저히 보장하고 무한한 헌신성과 책임성을 발휘해나갈 데 대하여 강조하였다”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연말을 한달 앞둔 상황에서 당대회 점검 차원이라는 해석이다. 정대진 아주대 교수는 “김 위원장의 경제지도기관 비판은 경제부문의 과학화와 합리화를 강조하는 동시에 새로운 경제발전5개년계획이 ‘휘황한 설계도’가 아닌 실현가능한 계획과 전략이 되어야함을 강조한 것”이라며 “내년 8차 당 대회는 경제지도기관들의 책임을 묻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당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80일 전투에서 경제적 성과가 나타나야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전반적으로 풀어질 수있는 연말연시 기강을 잡고, 당대회를 앞두고 정책성과 주민사상 통제를 보다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경제적 발전이라는 물적기반을 이루지 못하고 사상과 정신에 의존해야 하는 북한체제의 고질적인 딜레마를 계속 노출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의 등판은 지난 15일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이후 2주 만이다. 김 위원장이 직접 내부 현안에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노출하며 80일 전투 분위기 추동을 이어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 회의와 마찬가지로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회의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 정치국 상무위원·위원·후보위원들과 함께 당 주요 부서 간부와 8차 당 대회 준비위원회 성원 등이 방청으로 참석했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도 미국 대선과 관련된 언급은 일절 나오지 않았다. 바이든 당선인이 지난 7일(현지시간) 사실상 대선 승리를 확정한 점을 고려하면 북한은 이와 관련,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은 채 23일째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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