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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하더니…논란의 '오조오억', KTX 매거진에 등장

박경훈 기자I 2023.12.15 10:05:15

KTX 매거진 12월 내용 중 나와
편집장 A씨 "못 실은 사진이 5조 5억 장이다"
해당 문구, 혜화역 시위 이후 '남혐' 단어로 인식
지난 9월 KTX, '오염수 안전' 책자 비치 논란도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전 국민이 KTX를 이용하며 보는 ‘KTX 매거진’에 일부 여성 커뮤니티에서 남성을 혐오하는 단어로 사용되는 ‘오조오억’(5조5억)이라는 문구가 실려 논란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측은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KTX 안에서는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위험하지 않다는 취지의 ‘오염수 괴담’ 책자를 비치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자료=KTX 매거진)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2월 KTX 매거진 내용 중 올 한 해 못 실은 사진을 설명하던 편집장 A씨는 “옛 철도병원, 현 용산역사박물관의 고색창연한 창밖으로 고층 건물이 보여요. 용산의 어제와 오늘을 압축한 한 장. 이 외에도 좋은데 못 실은 사진이 5조 5억 장입니다”이라는 글을 남겼다. KTX 매거진은 코레일이 외주를 줘 매달 발행하는 잡지다.

오조오억은 일부 여초 커뮤니티에서 남성들을 비하할 때 쓰이는 대표적인 남혐 단어다. 해당 단어가 남성 혐오 단어로 쓰이게 된 계기는 지난 2018년 혜화역 시위다. 당시 일부 페미니즘 단체들은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저지른 성범죄는 오조오억번이나 되지만 여성이 남성에게 저지른 성범죄는 한 번뿐인데 언론이 지나치게 이슈화시키고 있다”며 불만을 쏟아냈는데, 이후 오조오억은 논란의 단어가 됐다.

당장 지난해 ENA의 인기 드라마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공식 인스타에 “영우에 울고 웃는 영우맘 오조오억명” 등의 홍보문구가 올라왔고 이내 삭제됐다. 지난 2021년에는 김도연 전 KBS 아나운서가 생방송에서 통조림 햄의 올바른 보관법을 설명하는 과정 중에 “혼자 사는 사람 서럽다”며 “이거로 치면 세균을 한 오조오억마리 먹었겠다”고 말했다. 이후 청취자들은 “사과하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 전 아나운서는 “단순히 아주 많다는 뜻의 관용어 정도라 생각했을 뿐, 그런 뜻으로 쓰일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밖에 지난 2018년에는 팔도가 ‘비락식혜 스틱’을 출시를 알리 ‘오조오억배 가벼웁! 지구 끝까지 들고가라’는 홍보문구를 넣었는데 최근 다시금 해당 광고가 소환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오늘에서 관련 논란이 퍼지고 있는 걸 알았다”며 “경위를 파악 중이다”고 답했다.

(자료=KTX 매거진)
한편, KTX에서는 지난 9월 정부에서 만든 ‘오염수 괴담’ 책자가 비치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해당 시기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로 국민적 집중이 커지던 시기다. 당시 문화체육관광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10가지 괴담’이라는 제목의 책자 7만 5000부를 KTX(6만부)와 SRT(1만5000부) 열차 좌석에 비치했다. 책자는 9월 1~7일까지 비치됐다가 8~12일 사이 회수됐다. 문체부를 이를 위해 약 4000만원의 예산을 지출했다.

당시 철도노조는 성명을 통해 “국민 우려가 매우 높고, 찬반 논란이 뜨거운 이슈에 대해 공공재인 철도를 일방적인 정권의 홍보수단으로 활용한 데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다”고 비판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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