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다크호스] 코로나 국면에서 콜드체인 회사가 주목받는 이유

노희준 기자I 2020.06.21 16:00:53

바이오 물류 기업 한울티엘 노현철 대표 인터뷰
온도 민감 검체, 백신, 의약품 '정온 배송' 필요성 부각
콜드 체인 운송 용기·용매 제작 및 물류 서비스 기업
상용화 뒤 극한 품질 테스크 성공 하자 '러브콜' 쇄도
올해 작년 매출 50배 증가 예상 본격적 성과 창출 기대

장기간 경기침체 속에서도 국내 바이오산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이데일리는 한국바이오협회와 손잡고 한국 바이오산업을 이끌어갈 선봉기업들을 ‘바이오 다크호스’라는 시리즈로 집중 소개하고 있다.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해외에서 저희 코로나19 검체 운송용 ‘콜드 체인’(Cold Chain, 정온물류·냉장운송) 용기를 구매하고 싶다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는 회사도 아니고 진단키트(시약)를 만드는 회사도 아니지만 코로나19 국면에서 주목받는 회사가 있다. 바로 온도에 민감한 코로나 검체(콧물, 가래)나 백신, 의약품 등을 정해진 온도(정온)에서 안전하게 운반하는 콜드 체인 전문기업 ‘한울티엘’이다. 이를테면 K-콜드체인 기업이다.

노현철(사진) 한울티엘 대표는 “코로나19 검체 온도가 변화면 음성 검체가 양성으로 변하거나 거꾸로 양성 검체가 음성으로 바뀔 수도 있다”며 “백신 역시 정온 상태에서 전달되지 않으면 변성돼 기능을 잃어버리게 된다”고 말했다. 한울티엘은 콜드 체인의 핵심인 운반 용기(패시브 박스)와 용기에 들어가는 특수 냉매를 개발한다. 또한 이 용기를 사용해 실시간으로 온도를 모니터링하며 직접 운송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종합 바이오 물류회사다. 물류란 제품이 생산자부터 소비자까지 전달되는 모든 과정을 말한다. 지금까지 국내 검체나 의약품 물류에는 대부분 미국(펠리칸, 인마크)이나 독일(바큐텍) 콜드체인 제품, 국내 스트리폼 제품 등이 사용돼 왔다.

노 대표는 “새벽 배송 등 빠른 배송이 물류의 핵심처럼 알려졌지만, 앞으로는 콜드 체인 배송으로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며 “특히 제약 바이오쪽에서는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 백신만 해도 개발 자체가 관건이지만 운반 역시 핵심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백신이든 의약품 대세가 된 바이오의약품이든 기본적으로 단백질이기 때문에 열(온도)에 취약하다. 백신은 2도에서 8도의 저온 상태에서 운송돼야 한다. 문제는 정온 상태 유지 배송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체 백신 생산량 중 50%가 보관과 운송 과정에서 변질해 폐기되고 있다.

한울티엘 패시브 박스
한울티엘은 2018년 9월에 창업된 2년도 안 된 회사다. 하지만 뛰어난 품질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지난달부터 급속도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노 대표는 “2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올초에 콜드 체인 용기(제품명, ES 및 ESC 시리즈) 상용화에 성공했다”며 “이후 45도에 이르는 극한의 여름 날씨에서도 글로벌 표준인 48시간을 넘어 56시간을 2~8도의 정온 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35도에서는 120시간 이상의 정온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품질 테스트를 거쳤다”고 말했다. 이는 국내에서는 최초이자 콜드 체인 선진국인 유럽에서도 한두회사만 통과한 품질 테스트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런 품질을 바탕으로 한울티엘의 콜드 체인 용기는 국내의 경우 일부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체 운송 용기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대병원에서 암환자 검체를 운송할 때도 썼고 현재 하나제약의 임상시험 약품을 운반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한울티엘은 지난달에는 국내 최상위 의약품 유통업체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콜드 체인 운송 용기 제작 수주도 따냈다. 제약 바이오업계를 넘어서는 글로벌 톱 커피 프랜차이즈 국내 매장에서도 케이크나 샐러드 운반 용기로 한울티엘 제품(2500세트)을 쓰고 있다.

노 대표는 “얼마 전 한 인도네시아의 재난청 담당자로부터 코로나 검체용 등으로 한국산 콜드 체인 운송 용기를 구매하고 싶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정부와 연결된 현지 의료기기 회사와 협의가 돼 납품의향서(LOI)를 체결하고 현재 납품 규모와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울티엘은 슬로베니아 현지의 콜드 체인 회사와도 양해각서(MOU)를 맺고 동유럽의 코로나 검체 및 백신 운반에 회사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협의 중이다.

노 대표는 “5~6월부터 성과가 이어지면서 전체 직원 9명이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밤낮을 불문하고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 30억~5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내년부터 급성장하는 한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울티엘은 지난해 매출 1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한울티엘이 빠른 성과를 낼수 있었던 데는 노 대표가 세계 5대 물류업체에 속하는 독일의 쉥커(SCHENKER) 한국지사에서 15년간 근무하며 글로벌 선진국의 바이오 물류 시스템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는 “아프리카 오지나 동남아 험지에 사는 친구들이 백신을 안전하게 맞을 수 있게 지원할 수 있는 정도로 회사를 키우는 게 목표”라며 “5년 안에는 상장도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주신 제보는 소중하게 취재하겠습니다.

노희준 뉴스룸 노희준

`코로나19` 비상 더보기

- 종로구 "소녀상 주변 집회 전면 금지…코로나 확산 방지 차원" - 식약처, ‘가짜 마스크 10만개’ 지자체 납품 직전 적발 - 국내 첫 코로나19 교내 감염 대전천동초, 추가 확진자 없어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영상 뉴스

더보기

오늘의 포토

더보기

카드 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