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신성환 금융硏 원장 "금리인하·추경 필요한 시기"

조진영 기자I 2015.05.04 10:35:22

"금리인하, 원화 약세로 수출에 긍정적 효과낼 것"
"한국, 경제 팽창기 패러다임 바꿔야"

[바쿠(아제르바이잔)=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구조개혁은 긴 이야기 입니다. 아픈 사람은 당장 진통제부터 맞아야합니다”

제48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차 아제르바이잔 바쿠를 방문중인 신성환 금융연구원장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경제에 대해 이같이 처방했다.

신 원장은 “금리인하를 할 수 있으면 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추경도 금리인하와 패키지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간이 오래걸리는 구조개혁보다는 실행과 동시에 효과를 볼 수 있는 정책을 통해 직면한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금리인하를 환율관리 측면에서 접근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신 원장은 “금리를 내리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좀 더 긍정적이지 않겠냐”고 말했다. 금리 인하시 현재 평가절상돼있는 원화를 약세(달러화 값 상승)로 돌릴 수 있어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했다. 그는 “당국이 시장개입으로 환율을 관리하는건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금리인하로 인한 소비 활성화 효과는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 사회로 가는 한국의 인구구조상 노후를 대비해 저축하는 인구가 많기 때문에 금리를 낮춘다고 해서 소비가 곧바로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 원장은 “한국은 경제가 팽창하던 시대에 모든 패러다임이 맞춰져있다”면서 “조직의 고령화가 나타나는 등 변화하기 어려운 구조적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무원연금개혁처럼 구조개혁은 어렵고 고통스럽다”며 “

금리인하가 가계부채를 늘리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 문제는 금융당국이 신경써야할 부분”이라며 “통화당국은 금리가 경제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금리를 내릴 경우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이 한번에 빠져나갈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신 원장은 “전반적으로 올해 나오는 경제지표들이 작년보다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면서 “(자금유출 가능성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지난해 생각했던 성장률 수준에 못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에 대한 생각도 내놓았다. 신 원장은 “쓸 수 있는 주체가 돈을 써야한다”면서 “국가가 투자와 지출에 따라 여러 수익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어디에 쓰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추경) 재정 집행효과는 (성장률을) 0.2~0.3%포인트로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추경 시 부채가 늘어나는 문제에 대해선 “한국의 국가부채는 다른나라에 비해 별거 아니”라며 “국민연금을 감안할 경우 부채비중이 높아지는데 그런것들은 제도개선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구조개혁을 통해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지 않냐는 지적에는 “한국 경제가 미열보다 조금 더 움직이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구조개혁은 운동을 통해 내성을 키우는 방법인데 지금 한국 경제는 밖에 나가서 운동을 하기에는 어려운 상태기 때문에 먼저 통증을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신 원장은 “다른 나라들은 진통제를 다 먹어가면서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한다”며 “한국이 진통제(금리인하+추경)를 먹기에 너무 늦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