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李 VS 尹 여야 대진표 확정…두 대선 후보 수사에 명운 걸린 김오수-김진욱

이연호 기자I 2021.11.07 16:50:32

김오수, 소극적 권력 수사에 '식물 총장' 전락
김진욱, 손준성 무리한 영장 청구에 '망신살'
檢-公, 대장동-고발 사주 몸통 수사는 '지지부진'
"교과서대로 신속 수사해야"…"퇴로 차단, 두 후보 소환 조사는 필수"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서 내년 3월 제20대 대선 여야 대진표가 확정된 가운데,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장인 김오수 검찰총장과 김진욱 공수처장도 이 두 후보 사건 수사에 명운을 걸어야 할 처지가 됐다. 지난 6월 취임 후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김 총장과 지난 1월 공수처 초대 처장으로 취임해 각종 논란만 양산한 김 처장에겐 두 후보 수사가 반전의 기회가 될 수도 혹은 위상이 더욱 축소될 수 있는 나락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오수 검찰총장(사진 오른쪽)과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사진=연합뉴스.
檢-公, 대장동-고발 사주 수사 속도에도…몸통 수사는 ‘지지부진’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은 최근 ‘국정 농단’ 수사로 드러난 롯데그룹 배임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 등 배임 판례들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배임 혐의로 추가 기소하고,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 남욱 변호사를 유 전 본부장 배임 공범으로 구속한 검찰이 해당 수사에 탄력을 붙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역시 최근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피의자들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과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소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정작 검찰과 공수처 모두 두 후보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손조차 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선 ‘꼬리 자르기 식 수사’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고, 고발 사주 의혹 수사의 경우 2개월이나 흘렀지만 고발장 작성자조차 특정하지 못한채 수사가 산으로 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두 수사 기관이 지나치게 정치권의 눈치를 본 채 수사를 질질 끌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수사는 증거가 나오면 나오는 대로 하고, 나오지 않고 할 게 없으면 거기서 멈추는 것이 교과서”라며 “양 수사 기관 모두 수사를 안 할 수는 없으니 겉으로는 계속 수사를 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되 정작 이렇다 할 성과도 없이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과 공수처는 11월 중에 수사를 끝내는 게 맞다”며 “가장 나쁜 건 어떤 결정도 하지 않은 채 사건을 그저 들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오수, ‘식물 총장’ 오명·김진욱, 孫 영장 기각에 ‘망신살’…“두 후보 서둘러 소환해야”

김 총장은 지난 6월 검찰총장으로 취임했지만 검찰 안팎에선 그동안 별다른 존재감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총장 취임 직후 단행된 검찰 직제 개편과 인사에서 명목상 체면치레를 하긴 했지만 정작 주요 권력 사건 처리에서는 소극적인 모습으로 일관하면서다. 그는 지난 8월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배임 교사 혐의 적용 여부를 판단할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일정을 한 달 넘게 정하지 못하는 등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였다. 또 윤 후보 가족 관련 사건에서 수사지휘권이 배제된 상황에서도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아 ‘식물 총장’아니냐는 비판이 흘러나왔다.

김진욱 공수처장의 처지도 매한가지다. 공수처가 지난 1월 말 취임 후 현재까지 9개월여 간 수사를 완료한 사건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 교사 특채 의혹 사건이 유일하다.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선 지난달 말 손 검사에 대한 체포영장 기각 후 소환 조사도 없이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이마저도 기각되면서 망신을 당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과 공수처 모두 수사를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한 변호사는 “양 수사 기관이 정치적 부담감 때문에 두 후보에 대해 소환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적당히 수사를 덮으려고 한다면 더 큰 화를 자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변호사는 “수사 기관 입장에서는 사실상 퇴로가 차단된 셈이니, 원칙에 따라 신속히 수사하고 결과에 대해선 검사들의 이름을 걸고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