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의 軍界一學]육군 전력 증강, 국산 무기체계 성능↑

김관용 기자I 2020.08.17 14:31:38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방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2021~2025 국방중기계획의 화두는 단연 병사 봉급의 추가 인상 관련 내용이었습니다. 당초 병 봉급 인상 계획은 문재인 정부 임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2017년 최저임금(135만2230원)의 50% 수준까지 올리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병장 기준 봉급이 67만6115원까지 늘어나게 됩니다. 국방부는 그 이후에도 병 봉급의 단계적 인상을 추진해 2025년 병장 기준 96만3000원까지 올리겠다는 구상입니다. 이는 하사 1호봉 월급의 50% 수준을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또 해군의 전력 증강 내용도 관심을 끌었습니다. 우리 군은 첫 항공모함 사업이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10년 후 전력화 될 첫 항공모함은 3만톤(t)급의 경항공모함으로 수직이착륙 전투기를 탑재할 예정입니다. 미 록히드마틴이 제작한 스텔스전투기 F-35B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향후 건조 예정인 4000t급 잠수함은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될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여기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탑재해 전략성을 한층 강화한다는 구상입니다.

K9자주포 자동화, 병력절감형 무기로

이에 따라 이번 국방중기계획에선 육군 전력 증강 관련 내용이 상대적으로 빈약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육군이 운용하는 국산 무기체계의 성능 개량 계획이 반영돼 있어 주목됩니다. K9 자주포 성능 개량과 230㎜ 다련장 ‘천무’의 무(無)유도 로켓 전력화 계획이 대표적입니다.

K9 자주포 사격훈련 [사진=육군]
K9 자주포는 독일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개발된 사거리 40㎞ 이상의 52구경 자주포로 개발자들의 희생을 밑거름으로 탄생한 무기체계입니다. 1997년 시제1호기의 화력 성능 시험에서 자주포 내부에서 발생한 화제로 당시 30대였던 삼성테크윈(현 한화디펜스) 소속 개발자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연구진도 부상을 입었습니다.

자주포는 발사 속도가 빠른 야전포를 궤도식 차량에 탑재해 전차처럼 이동하며 사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입니다. 전차가 적을 향해 돌격해 직사화기로 공격하는 무기라면, 자주포는 후방에서 적을 곡사화기로 포격하는 방식으로 아군의 전투를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세계 각 국에 수출되면서 그 성능을 입증했지만, 최근 자주포 개발 추세를 고려하면 K9 자주포의 성능 개량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 독일은 이미 무인포탑 기술을 확보했고, 러시아 역시 2015년부터 무인포탑 자주포를 전력화하기 시작했습니다. K9 자주포 개발로 자주포 기술은 선진국을 따라잡았지만, 다시 한발 뒤쳐져 있는 상태라는 얘기입니다. 이번 성능 개량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K9 자주포 성능 개량 사업을 통해 우리 군도 장전과 탄약 장입까지의 과정을 자동화한다는 계획입니다. 이같은 무인 포탑체계가 개발되면 기존 대당 운용인력을 5명에서 3명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육군과 해병대를 통틀어 2000여명의 운용병력 절감이 기대됩니다.

대화력전 핵심 ‘천무’ 완전 국산화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에 대응하는 대화력전 핵심 무기체계인 230㎜ 다련장 로켓 ‘천무’도 더 강력해집니다. 다연장 로켓은 여러 발의 로켓탄을 상자형의 발사대에 수납해 동시에 발사할 수 있게 만든 무기체계입니다. 천무 개발에는 2009년~2013년까지 5년이 소요됐습니다. 이후 약 2년간의 시험 기간을 거쳐 2015년 8월부터 야전부대에 실전 배치됐습니다.

천무의 유도탄이 화염을 뿜으며 솟구쳐 오르고 있다. [사진=육군]
천무는 기존 육군에 배치된 다연장 로켓‘ 구룡’에 비해 정확도와 사거리를 크게 개선한 게 특징입니다. 단발 또는 연속으로 12발의 로켓을 쏠 수 있습니다. 최대사거리는 80㎞에 달합니다. 특히 천무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유도 로켓 뿐만 아니라 무(無)유도 로켓도 운용할 수 있습니다. 무유도로켓은 유도로켓 보다 사거리는 짧지만 살상 반경이 커 넓은 면적을 타격할 수 있습니다.

당초 군은 유도로켓 뿐만 아니라 무유도로켓까지 국산화 해 전력화 할 계획이었지만 무 유도로켓 개발에는 실패하면서 현재는 미국산 227㎜ MLRS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체계 업체인 한화의 기술력이 높아져 현재 무도유탄 개발 프로젝트가 다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중기계획 기간 내에 무유도탄 전력화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라 천무는 완전한 국산무기체계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하 갱도진지 관통해 타격 ‘KTSSM’

이 외에도 2025년까지 육군은 기동력과 화력 증강에 나섭니다. 타군과 다르게 육군은 국방개혁 2.0에 따른 병력 감축 계획으로 부대가 줄어듭니다. 육군 2개 군단과 3개 보병사단을 해체해야 합니다. 6군단과 8군단을 해체해 인접 군단에 통합시키고, 23사단과 27사단, 28사단 역시 폐지해 인근 사단의 작전 반경은 늘어나게 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전력들이 눈에 띕니다. 사거리 800㎞급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에 더해 2t 이상의 탄두 중량을 갖춘 탄도미사일이 대표적입니다. 개정된 한미 미사일 지침에 따라 한국군의 탄도미사일 탄두중량 제한이 해제돼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고위력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게 된 것입니다.

국방부가 2017년 7월 공개한 신형 전술지대지유도무기 KTSSM의 적 진지 파괴 장면 [사진=국방부]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도 육군에 전력화 됩니다. 같은 발사대에서 수초 이내에 4발을 발사할 수 있는 KTSSM은 단시간에 대량으로 목표를 파괴할 수 있는 무기체계입니다. 특히 갱도를 보호하는 콘크리트 방호벽과 토사를 뚫고 들어간 열압력탄으로 갱도 내 장비와 물자, 병력 등을 파괴할 수 있습니다.

육군은 향후 KTSSM-Ⅱ도 도입할 예정입니다. 이는 이동형 발사대에서 발사되며 침투관통형 열압력탄(블록-Ⅰ) 뿐만 아니라 단일 고폭탄(블록-Ⅱ)을 운용합니다. 개전 초 북한 스커드 탄도미사일 고정기반 시설과 300mm 방사포 갱도 타격 등을 위한 전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소형무장헬기 전력화…장사정포 요격체계도 개발

이 외에도 확대된 작전지역에서 효과적으로 전투할 수 있도록 차륜형 장갑차 배치를 완료하고, 중형 전술차량을 전력화 해 보병사단의 기동화율을 높인다는 구상입니다. 또 최첨단 사격통제시스템을 장착한 국산 소형무장헬기(LAH)도 전력화 해 ‘입체고속 기동력’을 보강한다는 계획입니다.

KAI 소형무장헬기(LAH) 시제 1호기가 지난 해 7월 4일 경남 사천 본사에서 초도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KAI]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소형무장헬기는 지난 해 초도비행에 성공한 이후 현재 비행 성능과 무장 운용능력을 입증하기 위한 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대지유도탄, 기관총, 로켓탄 등의 무장운용능력을 입증하는 후속시험평가를 거쳐 2022년 11월 체계개발을 완료할 예정입니다.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으로부터 수도권 및 핵심 중요시설을 방호할 수 있는 장사정포 요격체계 개발도 주목되는 사업입니다. 이스라엘이 2011년 실전 배치한 미사일 방어체계인 ‘아이언돔’과 유사한 개념입니다. 일정 지역을 둥근 지붕을 뜻하는 돔(dome) 형태의 방공망으로 둘러싸는 방어시스템입니다. 저고도로 날아오는 로켓포나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요격체계를 이르면 2020년대 후반 전력화한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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