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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전기뱀장어 모사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 개발

신하영 기자I 2023.10.18 08:56:43

황석원 교수팀, 문홍철 시립대 교수팀과 공동 연구
전기뱀장어 몸속 전기 세포 인공 개발해 전압 생산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고려대 연구진이 전기뱀장어의 발전 원리를 모사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을 개발했다.

왼쪽부터 한원배 박사(제1저자/고려대 KU-KIST융합대학원), 김동제 석사(제1저자/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김용민 박사과정(제1저자/서울시립대 화학공학과), 황석원 교수(교신저자/고려대 KU-KIST융합대학원), 문홍철 교수(교신저자/서울시립대 화학공학과). 사진 제공=고려대.
고려대는 황석원 KU-KIST융합대학원 교수팀이 문홍철 서울시립대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에서 이러한 연구성과를 얻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자약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10월 2일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전기뱀장어가 전기를 생산해내는 원리를 모사해 고체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만들었다. 전기뱀장어는 핵심 장기들이 머리 쪽에 모여 있고 전기세포로 불리는 특수한 세포가 몸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이 전기세포의 양 끝에는 수많은 나트륨과 칼륨, 이온채널이 존재하는데 신경 자극을 받으면 이 채널들이 열리거나 닫히면서 세포 안팎의 이온 농도 차를 만들어 낸다. 이때 전기적으로 분극이 형성되면서 전압이 생성되는 것. 몸속에 수많은 전기세포가 직렬·병렬로 연결돼 있어 순간적으로 최대 최대 800V에 달하는 고전압을 만들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전기뱀장어의 발전 원리를 모사하면 이온의 이동만으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신재생 에너지원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연구에 응용했다. 삼투압에 의한 이온의 흐름과 정전기적 상호작용에 착안, 인공 전기세포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인공 전기세포는 고농도의 이온겔(iongel)과 저농도의 이온겔로 구성되며 두 이온겔 사이에는 양이온 혹은 음이온 사슬로 구성된 고분자막을 각각 배치했다. 삼투압 차이에 의해 이온겔 사이를 이동하려는 이온들을, 양이온 고분자막은 음이온만, 음이온 고분자막은 양이온만을 선택적으로 투과시키는 방식을 이용한 것. 이러한 전하의 불균형은 전기적 분극을 형성해 약 140mV의 전압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황석원 고려대 KU-KIST융합대학원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유연전자소자를 구현하는 공학 기술과 전기화학 연구의 융합을 통해 전기뱀장어의 발전 원리를 모사한 인공 전기세포 기반의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라며 ”높은 전압 또는 극저온, 고온에서의 작동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환경에 적용돼 차세대 신재생 에너지원으로써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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