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일본해' 역사 속으로…IHO, '번호' 부여 새 해역 국제표준 확정

정다슬 기자I 2020.12.01 09:06:55

IHO, S-130 국제표준으로 채택
'일본해' 단독표기 日주장근거 사라져
정부 "동해 표기 확산에 박차가할 것"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미술관 사이트 한반도 지도 서비스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국제수로기구(IHO)가 새로 만들어지는 국제 표준 해도(海圖)집에서 지명 대신 숫자를 표현하는 안을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라 ‘일본해’로 표기됐던 기존 해도가 표준으로서의 지위를 잃게 돼 ‘동해’ 표기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이 제거됐다는 평가다.

1일 외교부·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제2차 IHO 총회 논의 결과에 따라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의 미래에 대한 비공식협의 결과’가 원안대로 공식 확정됐다. 이 보고서는 해역을 지명표기 없이 고유번호로 표기하는 디지털 방식의 새로운 해도집 표준(S-130)을 개발하고 기존 표준인 S-23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역사적 변천을 보여주는 ‘출판물’로 남게 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새 해도집 표준인 S-130에서 동해를 비롯한 전 세계 모든 바다와 해양은 ‘일본해’나 ‘동해’라는 지역 명칭 대신 고유 식별 번호로 표기되게 된다. 외교부는 “금번 총회에서 IHO가 일본해를 단독 표기 중인 S-23을 사실상 더 이상 표준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기술적 국제기구인 IHO에서 지난 수십년간 지속되었던 한일간 대립이 일단락되게 됐다”고 설명했다.

IHO는 일제 강점기였던 1929년 S-23에 동해를 일본해로 첫 공식 표기했으며, 1953년 발간된 제3판에서도 이를 유지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우리 정부는 1997년부터 IHO에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자고 주장해왔는데, 일본이 반대하며 S-23은 50년 가까이 개정되지 못했다. 2002년 완성된 4차 개정판 최종 초안은 동해 부분을 백지로 남겨뒀을 정도다.

S-130 채택은 이같은 양국 간의 갈등을 일단락하고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표준을 마련한다는 의의가 있다. 다만 국제해도집에서 일본해는 사라졌다고 하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지도에는 여전히 명칭이 사용될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일본이 일본해의 단독 표기로 주장해왔던 근거가 사라진 만큼 동해 표기 확산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외교부는 “외국 정부 및 민간을 대상으로 한 기존의 동해표기 확산 노력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며 “재외공관 및 유관기관과의 온라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하여 온라인상 동해표기 확산을 위한 전방위적인 시정교섭 활동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