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 `발등의 불`…JY기소 여부 결정·檢인사 후순위로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지난달 말로 예상됐던 검찰 인사 그 직후 예정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법 처리 여부 결정이 늦춰지고 있다.

검찰 수사범위 축소를 담은 검경수사권 조정안과 검찰총장 권한 분산을 골자로 하는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검찰 개혁안이 잇따라 나오며 조직 개편이 시급해진 탓이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전경. (사진=연합뉴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내부에서조차 늦어지는 인사에 대해 의아해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배경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의 수사범위 축소가 예상되면서 이를 반영한 조직 개편을 선행하기 위해 인사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대검찰청 역할 축소를 위해 차장검사급 자리 축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법무부가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라 형사부 등 일부 부서 강화 필요성까지 대두되자 인사 전에 이를 마무리 짓고 인사를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인사 이후 조직 개편을 할 경우 개편된 조직에 따라 또 다시 인사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인사를 다소 미루더라도 조직 개편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 것.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검찰 인사위원회가 열리기로 예정됐던 지난달 30일 고위 당·정·청협의회에서 검찰 직접 수사 범위를 6대 분야 범죄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검찰 내 직접수사 부서를 줄이고 형사와 공판, 송무기능을 확대하는 등 조직 개편이 불가피해졌다.

아울러 앞서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는 지난달 27일 검찰총장 권한을 축소하고 법무부 장관 지휘권을 강화하는 권고안도 내놨다.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이를 각 고등검사장에 넘겨야 한다는 것. 법무부가 이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 역시 인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각각 지난달 말과 이달 초 예정됐던 검사장급 인사와 중간간부급 인사는 순연돼 이달 중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초 검사장급 인사와 중간간부급 인사 사이에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됐던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도 인사가 미뤄지며 아직 결론 나지 않고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불기소를 권고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사팀은 계속해서 참고인 조사를 포함한 보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이복현)는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심의위 권고 수용여부를 놓고 여전히 결론 내리지 못한 채 장고를 거듭 중이다. 검찰은 통상 수사심의위 권고 이후 일주일 내에 그 결과에 따라 사법 처리를 진행했다. 검찰 관계자는 “논의할 부분이 많아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수사팀은 인사 전에 사건을 처리하려 한다”고 말했다.